[특파원 리포트] 주한미군 평택 시대 개막...단일 해외 기지 중 최대 규모

29일 개관한 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유엔군 겸 주한미군 사령부 본부.

주한미군 사령부가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하고 본부 개관식 행사를 개최했습니다.사령부 본부가 자리한 캠프 험프리스는 해외 미군 기지 중 최대 규모로, 미-한 군 당국자들은 강력한 동맹을 강조했습니다.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29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유엔군 겸 주한미군 사령부 본부'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평택 시대'의 막을 열었습니다. 미군이 용산에 첫 주둔한 1945년 이후 73년 만의 일입니다.

이날 개관식에는 미군과 한국군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해 '평택 시대' 개막을 축하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29일 축사를 하고 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날 축사에서 '미-한 동맹'을 강조하는 한편 기지 확장 건설에 도움을 준 한국 정부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녹취: 브룩스 사령관] “Thank you most sincerely for creating this expanded base...”

브룩스 사령관은 이날 개관한 본부건물은 한국에 장기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중요한 투자를 의미한다며, 캠프 험프리스 건립에 미화108억 달러가 투입됐고, 이 중 한국이 90%를 부담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브룩스 사령관] “This was a project that cost nearly 10.8 billion US dollars...”

그러면서 “한국의 90% 투자로 미국은 한국과100% 함께 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개관한 본부건물은 4층 규모의 본관과 2층 규모의 별관으로 이뤄졌으며, 초대 연합사령관인 존 윌리엄 베시 주니어 전 합참의장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또 연병장은 6·25전쟁 당시 명예훈장을 받은 찰스 헤이워드 바커 일병의 이름을 딴 '바커 필드'로 명명됐고, 본부건물 내 강당과 회의실 등도 6.25전쟁 영웅인 한국군 백선엽 장군과 한국계 미군 장교인 김영옥 대령, 안수산 대위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29일 개관한 평택 캠프 험프리스 내 유엔군 겸 주한미군 사령부 본부.

​송영무 한국 국방부 장관은 6.25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의 헌신과 희생을 참석자들에게 상기시켰습니다.

[녹취: 송영무 장관] “오늘의 평화와 번영은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 위에 빛나고 있습니다. 세계 속의 강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과 오늘 이 곳에서 새롭게 문을 연 유엔군 및 주한미군 사령부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핵은 반드시 제거돼야 하고,남과 북은 새로운 교류협력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안보의 대전환기를 만들어 낸 것은 한-미 동맹이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인내하며, 싸우지 않고 승리를 쟁취한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송 장관은 “평택기지에 근무하는 유엔사 및 주한미군 장병들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임무를 맡아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임무는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자로서 균형을 이뤄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이날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주한미군사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된 평택기지는 한국과 미국이 힘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미군기지로 건설한 곳”이라고 밝혔습니다.그러면서 “주한미군의 주둔 여건이 더욱 안정적으로 보장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브룩스 사령관은 주한미군과 유엔군, 한미연합사 등 3개 군의 사령관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이날 개관한 사령부 본부는 주한미군과 유엔군 사령부이며, 한미연합사는 2개 사령부와 분리돼 서울에 남게 됩니다.

브룩스 사령관은 “3개 사령부의 관계와 역사는 얽혀 있다”며, 각 사령부는 이번 분리를 받아들일 만큼 충분히 강력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새 사령부가 자리한 캠프 험프리스는 해외의 단일 미군 기지 중 최대 규모입니다.

약 1천400만㎡ 부지에 건립된 이 기지에는 현재 미8군을 비롯해 40여개 부대가 주둔하고 있습니다. 또 종합병원과 방송국,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영화관과 올림픽 규격 수영장을 갖춘 체육관과 쇼핑몰 등이 운영돼 사실상 작은 도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미군과 가족, 군무원을 포함한 약 2만3천 여명이 살고 있으며, 2022년 기지 이전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이 숫자는 4만3천여 명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