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폼페오 방북과 억류 미국인 석방으로 미-북 정상회담 기대감 다시 높아져

  • 윤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10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오른쪽부터), 김학송, 김상덕 씨의 귀국을 직접 환영했다.

폼페오 국무장관의 두 번째 방북 이후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때 감지됐던 이상기류는 해소되고, 미-북 양측은 회담의 성공을 위한 큰 틀에서의 합의에 접근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폼페오 국무장관의 두 번째 방북 이후 워싱턴과 평양에서 나오는 신호들이 매우 긍정적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억류 미국인 3명 석방으로 정상회담의 핵심 걸림돌이 제거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조치를 “긍정적인 선의의 제스처’로 평가하면서, 미-북 정상회담에서 “대단하고, 훌륭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 수뇌 상봉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사의를 표했습니다. 또 폼페오 국무장관은 평양에서 다시 만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휼륭한 파트너’라고 추어올렸습니다. 김 부장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도 폼페오 장관을 직접 면담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번 방북 때 3~4 차례 만나 장시간 대화를 한 데 이어 이번에도 만났고, 또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도 전달 받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폼페오 장관과 미-북 정상회담에 관해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밝혔고, 폼페오 장관은 `충분한 합의’를 이뤘다고 화답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폼페오 장관의 이번 방북에서 “미-북 정상회담 계획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에서는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때 이상기류가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는데요, 이번에 말끔히 해소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상기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확정됐다면서도 공식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촉발됐습니다. 게다가 북한이 이례적으로 지난 6일 미국을 비난하는 외무성의 논평을 발표하면서 사태가 증폭됐는데요, 사전조율을 앞두고 나온 기싸움 이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북 양측이 사전조율에서 `실질적인 진전’ 또는 `만족한 합의’를 봤다는 평가를 했다고 했는데요,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요?

기자) 전체적으로 회담 전망을 밝게 하는 진전 또는 합의라는 것 외에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평양으로 향하던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정상회담 의제로 올릴 사안에 대해, 그리고 성공적인 회담을 위한 여건”에 대해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 부분에서 성과가 있던 건 분명해 보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핵심 쟁점인 비핵화의 방식을 놓고 미-북 양측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지 않나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도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를 강조하고, 폼페오 장관은 비핵화 과정을 “잘게 세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것을 상반된 입장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이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건 `과거의 실패한 단계적 비핵화’이지, 단계적 비핵화 자체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9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진행자) 그렇다면, 비핵화 과정을 “잘게 세분하지 않겠다”는 폼페오 장관의 발언은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비핵화를 2~3개의 큰 과정으로 최소화 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령, 핵 동결과 폐기, 검증의 세 단계로 크게 나누되, 각 단계의 이행을 최대한 단기간에 하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대안’을 갖고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입니다.

진행자) 새로운 대안이란 게 뭘 의미하나요?

기자) 미국은 그동안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북한에 어떠한 보상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해 왔고,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어느 한 쪽의 `항복’을 받아내는 게 아닌 이상 실현될 가능성이 없는 방안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한 건 단계적 대북 보상과 관련한 절충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