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 선박, 나흘 째 중국 영해 머물러...몰수 여부 관심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민간웹사이트 ‘마린트래픽’에 게재된 중국 저우산 섬 인근 지도. 붉은 원 안이 대북제재 선박 '하오판' 6호의 현재 위치.

중국 근해에 출몰한 대북제재 선박이 나흘 째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사실상 등록마저 취소된 이 선박이 중국 항구로 입항을 할 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북제재 선박 ‘하오 판 6(Hao Fan 6)’ 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포착됐습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하오판 6호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53분 중국 저장성의 저우산 남쪽 섬에서 약 9km 떨어진 해상에 자리한 이후 현재까지 같은 자리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하오판 6호는 지난달 3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제재한 선박 4척 중 한 척입니다. 현재 위치에서 포착되기 전까지 한 달 넘게 자취를 감추면서 한 때 행방이 불분명했지만 지금은 4일 넘게 중국 해상에 떠 있는 겁니다.

모든 나라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따라 제재 선박의 입항을 금지해야 합니다. 만약 입항을 하게 될 경우 회원국들은 해당 선박의 자산을 동결해야 합니다.

앞서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선박이 국제해양법 상 각국의 영해로 인정하고 있는 12마일, 즉 19km 수역에 머물고 있다면 몰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저우산 남쪽에서 약 9km 떨어져 있는 하오판 6호는 중국 해역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하오판 6호는 카리브해의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 깃발을 달고 운항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리스의 ‘헬레닉 쉬핑 뉴스’에 따르면 세인트키츠네비스는 지난 9월28일 하오판 6호의 등록을 취소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하오판 6호는 어느 나라에도 등록돼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재 선박들은 유엔 회원국의 선적을 취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VOA’는 유엔주재 중국 대표부에 하오판 6호의 몰수 여부 등을 문의했지만 16일 현재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하오판 6호와 함께 제재 명단에 오른 ‘페트렐 8’ 호가 중국 영해를 맴돌고 있으며, 제재 이후에도 산둥성 웨이팡 항에 입항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페트렐 8호는 이 보도 직후 AIS 신호 송신을 중단한 상태로, 현재까지 위치가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당시 보도와 관련한 ‘VOA’의 질문에 “세부 내용은 모른다”면서도 “만약 사실로 입증된다면 중국 측의 관련 부처들이 이를 심각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화춘잉 대변인]

이어 중국은 안보리 결의가 금지한 조항들을 철저히 따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