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안보 라인 인사 단행…국가안보실장 정의용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일부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외교부 장관과 국가안보실장 등 새 행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협상에 능한 인물들을 기용함으로써 새 정부의 북핵 정책이 대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전 제네바주재 대사를 임명했습니다. 또 외교부 장관에는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 라인 인사를 단행한 것은 대통령에 취임한 지 11일 만입니다.

한국의 외교안보를 총괄하게 된 정 신임 안보실장은 외무고시 5기로, 옛 외무부 시절 통상정책과장과 통상국장, 통상교섭조정관 등 주로 통상 분야에 종사한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인사를 발표하며 행한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문재인 한국 대통령] “북 핵, 사드, FTA 등 안보와 외교 경제가 하나로 얽혀 있는 숙제들을 풀기 위해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확고한 안보 정신과 함께 외교적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신임 안보실장은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의원이 되면서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이번 대통령 선거에선 문재인 후보의 외교자문단장을 맡아 외교정책 수립을 총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뒤엔 청와대 외교안보 태스크포스를 이끌며 한국을 방문한 매트 포틴저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안보실장 자리에 군 출신이 아닌 정통 외교관 출신을 앉힌 것은 북 핵 문제 등 안보 관련 현안을 압박 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두며 풀어가려는 의지를 담았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입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일단 군인이 배제됐고 다자 통상 이쪽의 일을 오래 하신 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북 기조에 있어서 강경정책 보다는 대화, 협력, 관계 개선 이쪽에 주로 집중을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 아닌가 싶네요.”

강경화 후보자는 여성으론 처음 외교부 장관으로 지명된데다 외무고시 출신도 아니라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강 후보자는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을 지낸 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 등을 거치며 국제 외교무대에서 전문성을 쌓아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녹취: 문재인 한국 대통령] “여러 가지 어려운 외교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현실에서 강 후보자가 국제 외교무대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강한 추진력으로 대한민국의 당면한 외교 위기를 해결하고 우리 외교의 위상을 더욱 높여주기를 기대합니다.”

한국 내에선 그러나 한반도 최대 안보 현안인 북 핵 문제를 푸는 데 이들의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매봉통일연구소 남광규 소장입니다.

[녹취: 남광규 소장 / 매봉통일연구소] “안보 외교가 고도의 전문성과 국제사회 현실을 감안해야 하거든요. 그런 면에 있어선 두 사람의 능력을 아직 검증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앞으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확인을 해야 할 그런 사항이라고 보여집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통일외교안보 정책을 보좌하는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습니다.

문정인 특보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햇볕정책과 외교정책을 구상한 핵심 인사로 꼽혀왔고, 홍석현 특보 역시 노무현 정부 때 미국주재 한국대사를 지냈습니다.

중량급 인사 2명이 통일외교안보 특보로 기용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북 핵 문제나 남북관계를 푸는 밑그림과 실천 방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들의 역할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