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문가 “김정은, 김정일보다 실용적”

8일 미국 워싱턴 소재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북한 정권의 이해' 세미나에서, 북한 전문가들이 '로동신문'에 비춰진 북한 정권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보다 실용적인 지도자라고 일본의 북한 전문가가 평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소자키 아쓰히토 일본 게이오대학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방식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우드로윌슨 센터 방문연구원인 이소자키 교수는 8일 `북한 정권의 이해’란 주제로 우드로윌슨 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일본 게이오대 이소자키 아쓰히토 교수가 8일 미국 워싱턴 소재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북한 정권의 이해'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소자키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관영매체에 실린 연설문과 교시 등 90편의 글을 토대로, 그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보다 실용적인 지도자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이소자키 교수] “I have found workers party of Korea become more centralized in state affairs than under Kim Jungil….”

이소자키 교수는 “관영매체를 분석한 결과 김정일 통치 때와 비교해 노동당이 더욱 중앙집권화 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실용적이라고 보는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소자키 교수는 또 정책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정당한 절차를 거치는 과정을 보여주려 신경을 쓰고 있고, 정보를 공개하는 시도도 더 많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소자키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간급 관리, 가족, 스포츠, 국제 추세, 인터넷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현장지도를 사전에 계획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 전역에 예정에 없이 방문하며, 상황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소자키 교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이론지 ‘근로자’를 분석하고 있다며, 공식 매체인 ‘노동신문’과 국내용인 ‘근로자’ 사이에 내용 상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소자키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을 포기한 뒤 제거된 리비아 가다피 정권의 사례로부터 교훈을 얻어 핵과 미사일 개발이 정권 유지에 필수적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이소자키 교수] “Kim Jung Un regime can be seen as hindered by headwind as result of information and widening social disparity…”

이소자키 교수는 북한에 외부 정보가 더욱 많이 유입되고 빈부 격차가 커진 것이 김정은 정권에 악재라면, 지난 5년 간 북한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호재라며, 이런 상황들이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정권의 안정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칼린 연구원]”Also important not to compare the later years with early years of Kim Jung Un…”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로버트 칼린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김정은의 집권 초기와 김정일의 집권 후기를 비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40년 이상 연구한 칼린 연구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젊었을 때는 음주를 즐기는 무법자였다”며 “이들이 (최고 지도자라는) 직책에 걸맞게 성숙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칼린 연구원은 또 북한 정권은 악재 또한 악용해 오히려 체제를 강화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