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따라잡기] 인도-중국 군사 갈등

Britain's Prince William and Catherine, Duchess of Cambridge, arrive by Tuk Tuk to attend a reception hosted by the British High Commissioner to Pakistan, Thomas Drew, at the Pakistan National Monument in Islamabad.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중국과 인도가 히말라야 접경지대에서 대치하는 가운데 중국군이 해발 5천m 고지대인 티베트 고원에서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벌였습니다. 중국과 인도는 지난 6월부터 중국과 인도, 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도카라 지역에서 중국군의 도로 공사 적절성을 놓고 병력을 배치하며 대치하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인도와 중국의 오랜 군사적 갈등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두 나라 간 분쟁의 시작 - 영토 문제와 정치적 갈등”

인도와 중국, 두 나라는 길게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접경 국가입니다. 이런 이유로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토 분쟁 문제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영토 문제의 발단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인도는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당시 중국을 다스렸던 청나라는 영국과의 아편 전쟁에서 패하면서 홍콩을 할양하는 등 영국과 껄끄러운 관계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1914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무너지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영국이 일방적으로 맥마흔 라인을 선포하면서 영국령 인도 제국과 중국 간의 국경선을 획정했는데요.

이후 중국은 이 국경선을 불평등 조약으로 간주해 전통적 경계선을 국경선으로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맞선 반면, 인도는 자국에 유리한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주장하면서 분쟁의 단초가 된 것입니다.

분쟁 지역은 인도 북쪽의 카슈미르 지역과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의 악사이친 라다크 지역과 다왕 지역인데요. 악사이친은 원래 중국 땅이던 곳을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한 것이고, 다왕은 중국이 혼란한 틈을 타 인도가 점령하면서 분쟁의 불씨가 됐습니다.

이런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으로 인한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것은 티베트 문제인데요.

1959년 중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티베트에서 일어나고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피신해 망명정부를 수립한 것입니다.

[녹취 : 달라이 라마 인도 망명 소식 보도]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한 이후 당시 인도의 네루 총리가 방문해 두 사람이 만났다는 당시 보도 내용 들어보셨는데요. 이처럼 달라이 라마의 망명과정에서 인도가 은신처를 제공하고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국과 인도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습니다.

“국경을 둘러싼 인도와 중국의 전쟁”

달라이 라마 망명 사건 이후 인도와 중국의 국경 지역에서 인도군 10여 명이 중국군에 의해 사살되고 포로로 잡히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후 인도는 국경지역에 약 50여 개의 초소를 설치하면서 긴장이 높아졌는데요.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은 1962년 10월, 본격적 군사 행동에 나서게 됩니다. 이후 전쟁 시작 7일 만에 160km를 진격하면서 인도에 큰 피해를 입혔고 11월 승리를 선언하게 되는데요.

이 전쟁 이후로 지금까지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양국은 아직도 국경선을 확정하지 않은 채 통제선 형태로 영토를 구분하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언제든 분쟁이 재점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도와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2017년이 시작되자마자 인도와 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둘러싸고 서로 상대국에 힘을 과시하며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인도가 최근 핵탄두를 탑재해 중국 본토 북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수차례 시험 발사하자 중국이 즉각 맞대응에 나선 것인데요. 이런 군사적 긴장의 중심에는 인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아그니 5 미사일이 있습니다.

아그니는 인도 산스크리트어로 ‘불의 신’을 뜻하는데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로 개발되었습니다. 1989년, 최대 사거리 1천200km의 아그니 1을 시작으로 기술을 점차 발전시켜나갔는데요.

최근 핵탄두를 싣고 최대 5천km까지 날 수 있는 자체 대륙간탄도미사일 아그니 5 실험에 성공하면서 주변국들의 긴장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실험 성공을 두고 인도 언론들은 “중국에 대항하는 우리의 강력함을 보여줬다”고 전하는 등 미사일 개발이 중국을 향한 것임을 숨기지 않고 있는데요.

국제사회에서 실질적인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인도는 아그니 5가 배치되면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국 지위까지 확보하게 되는 것입니다.

[녹취 : 중국 군사전문가 분석]

이에 중국은 크게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중국 칭화대 리 빈 교수는 인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사거리가 중국 대부분 지역에 미친다는 것이 이전과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중국은 인도가 국경 일부를 개방하고 있는 네팔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통해 인도를 압박하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 41’을 인도를 향해 실전 배치 하겠다고 밝히면서 맞대응을 예고했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인도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이웃 나라 파키스탄을 지원함으로써 인도를 견제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인도는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핵심 방산기술의 공유와 접근을 자유롭게 하고 군수지원협정을 공고히 하는 ‘국방협력 강화안’에 합의하면서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또 러시아로부터 'S-400' 대공미사일을 매입하는 등 러시아와도 깊은 군사적 유대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다시금 높아지는 양국 간 전운”

한동안은 직접적 무력 충돌이 없었던 중국과 인도는 최근 한 달 가까이 중국과 인도, 부탄 3개국의 국경선이 만나는 도카라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시킨 가운데 긴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갈등의 발단은 중국이 도카라 지역에 도로 공사를 위해 들어오면서 시작됐는데요. 부탄은 이 지역이 자국의 영토이기 때문에 중국의 도로 공사가 부적절하다고 항의했습니다. 인도 역시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역에 중국이 도로를 건설하면서 자국 국경 안쪽으로 깊숙이 침범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인도가 중국 측에 항의하고 병력을 도카라 지역에 배치하면서 긴장이 높아졌습니다.

중국은 인도군이 자국 영토를 침범했고 도로 공사도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중국군이 인근 인도군 참호 2곳을 파괴해 버렸는데요. 이후 중국과 인도 양국은 각각 3천여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한 달 넘게 대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육군 전투여단이 해발 5천m의 티베트 고원에서 박격포와 자주포, 다연장 로켓발사기 등의 무기를 이용해 인도 쪽을 겨냥해 공격과 대공방어 훈련을 펼쳤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에 인도는 최근 미국, 일본과 함께 인도양 벵골만 해역에서 실시한 연례 연합 해상훈련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즈모 호위함, 인도의 항공모함이 모두 참가한 큰 규모의 훈련이었는데요. 이 때문에 중국의 이번 대규모 실탄 화력훈련과 인도의 연합 해상훈련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양국 간 갈등이 자칫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고팔 바글레이 인도 외교부 대변인]

이와 관련해 고팔 바글레이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국경 지역에서의 인도와 중국 간 갈등에 우려하고 있으며, 양국 간 대화 창구를 통해 외교적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혀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인도와 중국의 군비 경쟁”

이처럼 인도와 중국의 군비 경쟁은 주변국 간 힘의 역학 관계와 깊은 관계가 있는데요. 중국이 아시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인도와 중국의 군사적 긴장은 높아지고 군비 경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의 세계 최대 민간군사정보업체인 IHS 제인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가 향후 10년간 세계 군비경쟁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중국의 국방 예산은 2020년쯤 서유럽 전체의 국방 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됐고, 인도 역시 러시아와 영국을 제치고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군사비 지출국이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처럼 중국과 인도의 군사적 대립으로 인한 군비 경쟁은 앞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인도와 중국의 군사적 갈등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