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항공 고객 서비스 부실…"중국, 행정 처분 예고"

지난 6월 북한 평양공항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고려항공 여객기에 승객들이 탑승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고려항공의 고객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부실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행정 처분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넷 웹사이트에 안내된 전화번호는 불통이었고, 실시간 출도착 상황을 표기하는 페이지의 정보는 실제와 달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고려항공의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긴급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녹취: 안내음] “지금 찾고 있는 그런 번호는 없습니다. 번호를 다시 알아봐 주십시오. Sorry. The number you dialed does not exist. Please check it.”

고려항공은 긴급 연락용 전화번호를 5개나 기재했지만, 연결이 되는 번호는 단 한 개도 없었습니다.

만일 고려항공 이용객 중 누군가가 일정 변경이나, 항공편 운항 상황을 확인하려고 해도 마땅히 연락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특히 며칠 전부터는 고려항공의 해외지사 연락처가 적혀 있는 인터넷 페이지가 공백으로 뜨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메일이나 그밖의 연락 수단에 대한 안내도 사라졌습니다.

아울러 고려항공의 홈페이지는 항공기 운항 정보가 실시간으로 게재되는 페이지가 마련돼 있지만, 이마저도 실제와는 맞지 않는 것으로 ‘VOA’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가령 실시간 운항정보 페이지의 지난 9일자 안내에는 중국 상하이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행 노선들이 ‘온 타임’ 즉, 제시간에 운영 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항공기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플라이트 레이더 24(FlightRadar24)’ 자료에 따르면 이날 고려항공은 단 한 대의 항공기도 해외로 띄우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최근 운항이 중단된 중국 셴양 행 노선의 11일자 안내에 ‘항로 닫김’이라는 문구를 달아놨지만, 셴양을 출발해 평양으로 돌아오는 노선은 ‘정상운영’된다고 잘못 기재돼 있습니다.

통상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 항공사들은 24시간 연락이 가능한 콜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그날의 출도착 상황과 회항 정보 등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날씨를 포함해 여러 가지 변수에 영향을 받는 항공 여행의 특성 상, 승객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야 승객들이 공항으로 헛걸음을 하는 일을 줄이고, 동시에 마중을 나오는 승객의 가족과 친지들의 불편함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델타 항공사는 11일 현재 웹사이트를 통해 ‘영국 헤드로 국제공항의 기상악화’ 사실을 안내하고 있는데, 항공 스케줄 변경 등이 필요한 승객은 연락을 취하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한항공은 전세계 100여개의 지점 주소와 24시간 연락이 가능한 30개 지역의 전화번호를 웹사이트에 공개한 것은 물론, 실제로도 운영 중입니다.

이처럼 고려항공의 고객 서비스가 부실함에 따라 고려항공의 최대 취항지인 중국 당국이 제재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민용항공국은 지난해 말 발표한 ‘외국 항공사의 항공편 정상 관리 규정’을 통해 올 1월1일부터 모든 외국 항공사가 중국 국내의 고객 상담전화와 이메일 주소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연착 시 긴급 대비책 등을 중국어로 안내하도록 의무화 했습니다.

그러나 고려항공이 이와 관련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서, 중국 정부가 행정 처분을 예고한 겁니다.

현재 고려항공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영어과 한글, 중국어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