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년 '김 씨 3대' 찬양 국제대회..."김정은 우상화 본격화"

지난 5월 북한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7차 노동당 대회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고 있다.

북한이 내년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을 찬양하기 위한 국제 행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 김 씨 3대를 찬양하기 위한 대규모 국제 행사로 ‘백두산 위인 칭송대회’를 내년 8월 백두산과 평양에서 개최한다고 11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대회를 위한 국제준비위원회가 지난 6일 결성돼 세계의 진보적 인민들에게 대회 개최 사실을 알리는 호소문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관영 `조선중앙TV'입니다.

[녹취: 북한관영TV] “2017년 백두산 위인 칭송대회 국제준비위원회가 결성됐습니다.”

호소문은 내년에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5번째 생일을 맞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과 국가의 최고 수위에 오른 지 5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김 국무위원장을 ‘각하’로 칭하며 내년 1월 김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성대하게 경축하고 이어 2월에 있는 김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과 4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그리고 김 주석의 처 김정숙의 생일이 있는 12월까지 연이어 행사를 벌여 1년 내내 경축 분위기를 높이자고 제안했습니다.

1월 8일로 알려졌을 뿐 공식 확인된 적은 없던 김 위원장의 생일에 대해 북한 관영매체가 1월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공개하면서 내년부터 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수석 박사는 김 주석과 김 국방위원장 생일처럼 김 위원장의 생일도 내년부터 국경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이수석 박사 /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정은 생일을 성대하게 치른다는 의미는 내년부터 김일성, 김정일 생일처럼 국경일로 삼아서 민족 최대 명절로 크게 기념하고 주민들에겐 김정은 우상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이 박사는 김 위원장이 7차 노동당대회를 통해 법적 제도적 차원의 수령 지위를 확보했지만 주민 정서까지 파고들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생일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우상화 작업을 벌여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같은 수령의 반열에 오르려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국제적인 우상화 행사를 준비하는 배경엔 5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체제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자신들이 제재 속에서도 나름대로 잘 버텨나가고 있을 뿐아니라 사실은 강성국가를 건설하고 있다는 것을 보다 적극적으로 과시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또 다른 방식으로, 도발은 아니지만 도발과 마찬가지 성격으로 강하게 받아치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장 박사는 북한이 김 씨 3대 찬양대회를 국제사회를 향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무대로 활용하면서 그 결과를 김 위원장 유일영도체계 구축을 위한 국내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