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GO, 북한 내 간염환자 치료 시작

북한을 방문한 미국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관계자들이 북한 의료진의 간염 진단 과정 등을 둘러봤다. 사진 출처: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페이스북. (자료사진)

미국의 구호단체가 북한에서 처음으로 간염 환자에 대한 약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70여 명을 대상으로 치료를 시작했는데, 11월에는 최대 3백 여 명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구호단체인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이 이달 초 본격적으로 북한 간염환자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 단체는 27일 웹사이트를 통해 관계자 12명이 지난 달 3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간염환자 73명을 대상으로 B형 간염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간염 치료제는 한 대형 제약회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이 회사가 지난 4월 500명의 북한 환자들에게 간염 치료제인 ‘테노포비어’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는 설명입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지난 2009년 북한 당국의 요청으로 처음으로 간염 치료 사업을 계획했습니다.

당시 북한 공중위생부는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병인 간염과 관련해 많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간염요양소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간염요양소에 트랙터와 온실, 고기 통조림, 담요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요양소에 중력과 태양열을 이용한 수도시설도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2015년 11월 개성과 평양의 간염 전문병원에서 시범적으로 간염 치료사업을 시작하기로 북한 공중위생부와 합의했습니다.

이후 9개월 간의 준비 작업 끝에 마침내 이달 초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하게 됐고, 11월 한 달 동안 간염환자 2백~3백여 명을 치료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이와 함께 북한의 수해 피해 구호에도 나섰습니다. 최근 방북 기간 중 함경북도 수재민을 위해 평양에 비축해 놓았던 긴급 구호품을 방출했다는 설명입니다.

구호품은 위생 용품과 수질정화제, 물통, 식량, 담요 등으로 지난 주 수재민들에게 전달됐습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이번 홍수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간염과 결핵 병원에 적어도 2개의 온실을 지어주기 위해 긴급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온실은 홍수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의 임시 거처로 활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금치와 상추, 쑥갓, 양배추 등 채소를 재배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는 설명입니다.

홍수 피해 지역에 온실 14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3만6천 달러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이 단체는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