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시아에 무비자 협정 제안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 (자료사진)

북한이 러시아에 상호 무비자제도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무비자 제도는 자국을 찾는 상대국 방문자들에게 입국사증 즉, 비자를 면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비자 없이 상대방 국가를 방문할 수 있도록 무비자제도를 도입하자고 러시아에 제안했다고,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20일 ‘모스크바타임스’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갈루슈카 장관은 소치에서 열린 러시아-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무비자 제도는 관련 협정 체결 당사국들이 3개월 이하 단기로 자국을 찾는 상대국 방문자들에게 비자를 면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갈루슈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 과정에서 북한측이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비자 제도를 간소화한 뒤, 장래에 비자 면제 체제로 전환하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갈루슈카 장관은 북한 측의 이 같은 제안이 러시아-북한 정부간 위원회 회의록에 ‘향후 유망한 논의 사항’으로 기록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의 핵실험이 양국간 경제무역 협력관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러시아 국민이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관이나 하바로프스크와 나홋카의 북한 영사관에서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최대 한 달 체류를 위한 비자 발급 비용은 미화 50달러라고 러시아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4년 10월, 갈루슈카 장관은 러시아와 북한이 비자 면제 협정 체결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갈루슈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양국 관계 일정에서 무비자 제도 도입에 관한 문제가 제기됐으며 양국 정부가 이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전했습니다.

갈루슈카 장관은 비자 면제 협정 체결이 순식간에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양국 협력 일정과 러시아 대표단의 방북 결과 보고서에도 포함됐다고 소개했습니다.

한편, 한국과 러시아는 2013년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한국 방문 때 상호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해 2014년 1월 부터 발효됐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