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7차 대회 키워드 '핵, 총비서, 통일, 세대교체'

  • 최원기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28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중앙사진전람회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자료사진)

북한은 오는 6일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를 통해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 를 선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총비서에 오를지, 또 새로운 통일 방안과 노선 채택, 세대 교체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관영 `조선중앙방송' 보도를 통해 노동당 7차 대회를 오는 5월 6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를 2016년 5월 6일 평양에서 개회할 것을 결정한다.”

그러면서 7차 당 대회에 참석할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도 당 대표회가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도 당 대표회들에서는 우리 당의 강화 발전과 부강조국 건설을 위하여 불타는 충정과 애국적 헌신성을 높이 발휘한 일꾼(간부)들과 당원들을 당 제7차 대회 대표자, 방청자로 선거·추천하였으며…”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통치’ 그늘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이번 당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새로운 정책 노선, 조직 인선, 이 것을 통해서 명실상부한 김정은 정권을 선포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탈북자 출신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현재 ‘노동당 제1비서’에 머물러 있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번 대회를 통해 ‘총비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김정일은 97년도에 아버지가 사망한 다음 3년상을 치르고 총비서가 됐는데 지금 김정은은 제1비서로 돼 있는데, 이는 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7차 당 대회서는 총비서로 등극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반면 정창현 국민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로운 직책을 맡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창현]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당 대표자회에서 추대했기 때문에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취임하기 보다는 계승자라는 입장에서 국가를 운영해 나가지 않을까.”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당 규약과 헌법 개정과 당, 정, 군의 대대적인 기구개편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당 규약 뿐만 아니라 내각과 헌법도 바뀔 수 있고 국방위원회를 존속시킬지 이번 당 대회를 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또 새로운 통일 방안과 대남정책이 제시될 수도 있다고 정창현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정창현] "연방, 연합제라는 통일 방안을 얘기했기 때문에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통일 방안, 통일 과정에 대한 규정이 들어갈 것인가 여부가 관심거리고..”

앞서 북한은 1980년 6차 당 대회에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통일 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북한 수뇌부가 새로운 경제발전 계획이나 경제 목표치를 제시할 수도 있다고 정창현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정창현] "북한이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10대 전망 같은 추상적인 목표치를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북한은 과거 5차 당 대회에서 경제발전 6개년 계획을 발표했으며 6차 당 대회 때는 ‘사회주의 건설 10대 전망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정창현 교수는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북한 내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정창현] "새로 40-50대 인사들이 당 중앙위원회에 대거 진출하지 않을까.”

북한이 당 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을 감행할지 여부도 큰 관심사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3월 “핵탄두 폭발시험을 계속하라”고 지시했는데, 핵실험을 할 경우 당 대회 직전이 유력하다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래리 닉시 객원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Nuclear test taking place around Party Congress..

전문가들은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북한이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제재 결의 2270 호를 채택한 지 두 달 만에 또다시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중국이 평양에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미국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한국석좌는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2차 제재 (세컨더리 보이콧)등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가 본격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I think that United States secondary sanctions against Chinese companies I actually don’t think it’s gonna be a big deal.”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도 핵실험을 할 경우 북한의 붕괴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박근혜]”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에는 아마 미래가 없을 것입니다. 정권 공고화는 커녕 주민들의 반발로 내부에서부터 자멸의 길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2270 호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안보리를 즉각 소집해 북한에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