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미 차관보 "한국 닮은 통일 한반도 기대…중국도 동의할 것"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자료사진)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가 한국의 모습과 닮은 통일 한반도를 기대한다며 중국도 여기 동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는 오직 협상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바람직한 한반도 통일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22일 독일 ‘헤르티 거버넌스 대학’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향을 설명하면서, 평화적으로 통일된 한반도가 지금의 한국과 매우 닮아있는 모습을 전망하는 것은 상당히 호소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과 중국의 좋은 관계로 판단할 때 대부분의 중국인들 역시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더라도, 마음 속으로는 여기에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전략이 북한을 붕괴시키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미국의 행동은 지금과 매우 달랐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러셀 차관보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 문제를 다룰 때 중국이 파트너인지 장애물인지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은 다른 무엇보다도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보유와 개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의에 대해 이해를 같이 한다는 입장으로 이어졌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이 같은 목적을 평화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신뢰할 만한 북 핵 협상 절차에 참여하는 것만이 유일한 수단이라는 게 미국과 중국이 공유하는 확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비핵화를 절대적으로 부인하면서 전 세계로부터 정당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하는 북한의 단정적이고 고집스런 주장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 모두 진퇴양난에 맞서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언젠가 주한미군 철수라는 맥락에서 기꺼이 국제 군축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나설 수는 있어도 비핵화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미-중 간 이해가 갈리는 출발점은 북한과 관련해 얼마만큼의 위험을 감수하고 어느 수준의 제재를 용인할 것인가 하는 전략적 질문들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의 이웃나라로서, 상황이 잘못됐을 경우에 대한 병적인 두려움을 당연히 갖고 있다면서 장애물은 중국이 아니라 북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경제 활동 가운데 80%가 중국과 연계돼 있고 북한이 식량과 연료, 국제금융 체계에 대한 접근을 거의 전적으로 중국에 의지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중국이야말로 서방에서 말하는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김정은의 마음을 바꾸고, 협상을 통해 핵 프로그램을 중지시킨 뒤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 결국은 폐기하는 것 외에 실행 가능한 다른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확신시키기 위해 중국이 이 같은 영향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찾게 되면 한반도에 평화적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