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호주 외무장관 “북한 핵무기, 체제 보장 수단 못돼”

지난 2013년 2월 북한 평야에서 3차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대규모 군중대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북한의 핵무기는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고 가레스 에반스 전 호주 외무장관이 지적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외부 개입으로부터 정권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로 간주하는 것은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고 가레스 에반스 전 호주 외무장관이 밝혔습니다.

에반스 전 장관은 16일 미국의 핵과학 전문지 ‘핵과학자회보 (Bulletin of Atomic Scientists)의 연례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에반스 전 장관은 핵 관련 논의에 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살 행위나 다름없는 핵 무기 사용이 믿을 만한 억제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핵 잠수함 등 핵 역량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기반 시설을 갖추지 못해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없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북한의 가장 강력한 군사적 억제 수단은 핵이 아니라 재래식 무기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포처럼 서울과 주변 지역을 향해 파괴적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무기야말로 언제나 억제 역할을 해 왔다는 겁니다.

에반스 전 장관은 미국이 한국, 일본, 독일 등 동맹국들에 핵 우산 등 ‘확장 억제’ 역량을 제공함으로써 핵 확산을 막은 게 역사적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미국이 핵무기 차원의 보호를 계속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신 미국은 각국이 스스로 대처할 수 없는 비상사태를 대비해 믿을 만한 재래식 군사 역량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