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의 박근혜 대통령 비방 유감"...합의 이행 촉구

박근혜 한국 대통령(가운데)이 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어제 (3일)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한-중 정상회담 발언을 비방하며 남북 합의 이행까지 위협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북한 측의 비방은 중국의 전승절을 계기로 가까워진 한-중 관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4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발언을 비난한 북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입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정부는 북한이 우리 대통령의 중국 방문 중 말씀한 내용을 비방하고, 이번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합의의 이행 여부까지 위협하고 있는 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합니다.”

정 대변인은 이와 함께 북한이 대남 비방을 중단하고, 지난달 25일 남북이 합의한 사항들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북한은 이러한 행태를 중지하고 남북이 합의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여 남북관계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는데 협력해 나와야 할 것입니다.”

이에 앞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당시 발언에 대해 ‘극히 무엄하고 초보적인 정치적 지각도 없는 궤변’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지난 2일 박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비무장지대 도발로 한반도 긴장 상황이 야기됐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겁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어 박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 합의 정신에 저촉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당면한 남북관계 일정마저 가늠할 수 없게 하는 매우 심각한 사태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그동안 한국 대통령이 해외순방에서 통일이나 남북 문제를 언급하는 것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며 중국의 전승절을 계기로 가까워진 한-중 관계에 대한 우회적인 불만의 표시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조평통의 이번 비난이 다소 낮은 수위인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나온 점과 북한이 여전히 고위급 접촉 합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있을 남북대화 흐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조평통 대변인은 온 겨레가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된 공동보도문이 성실히 이행되며 관계 개선의 새로운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남북 모두 우선순위가 다르긴 하지만 대화를 원하는 만큼 당분간 대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북한의 지뢰 폭발 사건 유감 표명에 대한 해석을 두고 남북 간 공방전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