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미군 유해, 65년만에 가족 품 돌아가

지난해 5월 미국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유해 안장식이 열렸다. (자료사진)

6.25 한국전쟁 미군 실종자 가운데 추가로 한 명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1950년 겨울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된 조셉 스녹 병장인데요, 오는 6일 미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는 1일 6.25 한국전쟁에서 실종됐던 조셉 스녹 병장의 신원이 확인돼 65년 만에 가족의 품에 안겼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방부는 스녹 병장의 유해가 지난 1990년에서 1994년 사이 북한 측으로부터 인도받은 208 개 상자에 담긴 유해들 가운데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미군은 이들 상자 안에 든 400구 이상의 유해에 대해 유전자 감식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시료 확보와 감식 기술의 발달로 신원 확인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미군 당국자들은 밝히고 있습니다.부는 스녹 병장이 미 육군 제7 보병사단 31연대 박격포 중대 소속으로 북한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됐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미군은 영하 40도의 살인적인 추위 속에 대규모의 중공군 병력에 포위되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었습니다.

미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아직도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돼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미군이 1천70 명에 달합니다.

미 국방부는 스녹 병장이 전쟁 당시 중공군에 체포돼 영양 실조와 부상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1953년 포로 교환 때 돌아온 미군 병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습니다.

스녹 병장은 미 동부 펜실베니아 주 웨스트모어랜드 출신으로 실종 당시 21 살이었습니다

스녹 병장이 거의 65년 만에 가족의 품에 돌아왔지만 그의 귀환을 고대하던 부모와 형제들은 이미 오래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주 지역 언론은 1일 직계가족 가운데 여동생 바브라 카프 씨만 생존해 있다며 그녀의 딸을 인용해 가족의 반응을 전했습니다.

조카인 린다 핀리 씨는 “수 십 년 만에 외삼촌이 돌아오게 돼 매우 기쁘다”며 20여 명의 친인척이 오는 6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거행될 안장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녹 병장의 이야기는 지난 1993년 펜실베이니아 주 지역언론인 ‘밸리 뉴스 디스패치’가 전쟁 당시 스녹 병장과 함께 싸웠던 쌍둥이 형제 존 스녹 씨의 인터뷰를 전하면서 지역 사회에 널리 알려졌었습니다.

존 스녹 씨는 전쟁 당시 중공군이 장악한 고지로 진격하라는 지휘관의 명령을 받고 조셉이 위로 오르다 큰 부상을 당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자신은 눈이 덮인 능선을 그대로 오르면 머리가 박살 날 것이라며 조셉을 말렸지만 조셉은 이를 따르다가 적의 총탄에 맞았다는 겁니다.

존 씨는 그러나 자신이 응급치료 가방을 가지러 간 사이에 쌍둥이 형제인 조셉이 없어졌다며 그 후로 다시는 그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미군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 (DPAA) 관계자는 지난달 ‘VOA’에 6.25 한국전쟁 미군 실종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미군은 1982년 이후 311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올해 들어 지난달 2일 현재 16 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그러나 아직까지 한반도에서 돌아오지 못한 미군 실종자가 7천 840여 명에 달한다며, 이들을 끝까지 찾아내 가족의 품에 안기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