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풍경] 한국영화 '국제시장' 미 의회 상영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그린 한국영화 ‘국제시장’이 지난 3일 미국 워싱턴의 의회 건물에서 상영됐다.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그린 한국영화 ‘국제시장’이 미 의회에서 상영됐습니다. 한국의 상업영화가 미 의회에서 상영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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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오디오 듣기] 한국영화 '국제시장' 미 의회 상영

[효과음 : 국제시장 한 장면]

6.25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독일 파견 광부, 이산가족....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실감나게 담아 지난해 1천4백만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던 한국영화 ‘국제시장.’

이 영화는 한국사회에 한동안 적잖은 파장을 낳았습니다.

[효과 : 한국 주요 방송사 관련 프로그램 "거기 덕수네도 나오잖아요."]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영화의 배경이 된 독일 파견 광부 이야기와 이산가족에 대한 프로그램을 연이어 방송했고, 한국 국민들은 이산가족 문제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했습니다.

[효과음 : '국제시장' 영화 중 “윤덕수 씨 여동생으로 보이는 분을 찾았습니다. 미국 요?]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 역시 이 영화를 보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효과음: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고 있는 두 명의 친한파 의원에게도 이 영화는 남달랐습니다.

지난해 미 의회에 이산가족 상봉 결의안을 발의한 찰스 랭글 연방 하원의원과 에드 로이드 하원 외교위원장은 `국제시장'의 미 의회 상영을 추진했고, 지난 3일 미 의회 방문자 센터에서 국제시장 특별상영회가 열렸습니다.

한국의 상업영화가 미 의회에서 상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취재진을 비롯해 한국전 참전용사를 비롯한 300여 명의 한인 참석자들은 영화 상영 전부터 미 의회 특별상영회 소식에 들 뜬 분위기였습니다.

“미 의회 국제시장 상영회: 한국전쟁과 이산가족”이란 제목으로 열린 특별상영회에 대해 참석자들은 미 의회 사상 최초 한국영화, 그 것도 이산가족이 소재가 된 영화가 상영된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문제의 시급성을 새삼 알리는 동시에 미국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고, 미-한 동맹을 다지는 자리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영화 상영회를 공동 주최한 허드슨재단 김자혜 대표입니다.

[녹취: 김자혜] “정책을 결정하고 사람들을 이끌어가시는 분들은 의원님들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분들이 남북한 문제라든지 이산가족 문제라든지 ...기회를 드릴 수 있다면.. "

에드 로이드 위원장은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의 젊은 용사들의 경험과 역할에 대한 자부심을 기리고, 또 이를 한국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행사라고 말했습니다.

에드워드 아몬드 미 10 군단장의 외손자인 토머스 퍼거슨 예비역 대령은 미 의원들이 미국 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에 매우 특별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 퍼거슨] “I think that’s even more significant because Congress represents the American people..”

이번 특별상영회는 또 미-한 동맹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토머스 예비역 대령은 말했습니다.

안호영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도 굳건한 미-한 동맹을 보여주는 행사로 평가하며 의미가 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호영 대사] " 글자 그대로 민의를 대표하는 의회에서 의미있는 행사를 주최한다는 게 대단히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만든 윤제균 감독은 아버지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국제시장'에 한인사회 뿐아니라 미국인 참전용사들과 의원들이 관심을 가져준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제균 감독]"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났었고, 한인사회와 미 의원들이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에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전쟁 당시 흥남 철수작전 중 1만4천여 명의 피난민을 구한 미국 상선 메리디스 빅토리 호의 일등 항해사 로버트 러니 미 해군 제독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당시 22살이었던 러니 전 제독은 흥남 철수작전 때 선상에서 피난민 구출에 대해 논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각자의 위치에서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 당시 레너드 라루 선장이 자신의 질문에 옳은 일을 하는 것 뿐이라는 답을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버트 러니] “ Captain Leroux was the key and when I asked him why, he just said, “I just did the right thing”.

러니 전 제독은 전쟁의 본질은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미국은 한국 사람을 구했고 그 일이 한국의 위대한 성공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별상영회를 주최한 찰스 랭글 의원과 에드 로이스 의원은 상영회 직전 미국 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다시 한번 촉구했는데요, 랭글 의원은 미국의 한국계 미국인들이 가족 상봉의 감격을 누리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챨스 랭글 ] “That you can only hope that the pain that has been suffered by the people..’’

한국은 경제적으로 성공했지만 이산가족들은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영화 `국제시장'은 랭글 의원과 한국전 참전 노병, 일반 미국인과 한인들이 관람하는 가운데 두 시간 동안 상영됐는데요, 상영이 끝난 뒤 진 리 `AP통신' 전 평양지국장의 진행으로 윤제균 감독과 관객의 대화의 장이 마련됐습니다.

[효과음 국제시장 중]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담으며 이산가족 문제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준 영화 `국제시장.'

전쟁이 낳은 상처인 헤어짐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산가족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고 있는데요, 이산의 고통만큼 영화가 주는 감동과 여운이 깊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