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북한 변화 위해 대북 정보 유입 중요"

지난 2007년 5월 서울에서 열린 북한 정치범수용소 인권탄압 실태조사 '잔인함의 집결' 발표 기자회견에서 북한전략센터 강철환 대표(오른쪽)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변화를 위해서는 외부 세계의 정보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미국을 방문 중인 탈북자들이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그 같은 정보를 통해 진실을 알 수 있다는 건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탈북자들이 4일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인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외부 세계의 정보를 북한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강철환] “ USB나 라디오나 또는 북한에서 정보 확산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통해서 북한 내부에서 정보를 확산시키는 것을 상당히 중요한 방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단체에서 1년에 2-3천 개의 USB와 수 백 대의 라디오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북 정보 유입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법이지만 통일 이후에도 남북 간의 문화적인 차이를 줄이고 서로 화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아주 좋은 정보 공유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강 대표는 아직까지 미국이나 한국에서 대북 정보 확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이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강 대표는 연간 10만 개 정도의 USB를 북한에 보낼 수 있다면 북한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의 굶주림 경험과 목숨을 건 탈북 과정을 담은 책 ‘열 한 살의 유서’를 쓴 탈북작가 김은주 씨는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에는 인권과 자유가 없고 주민들을 위한 미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더 많은 정보를 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은주] "If there are more information in North Korea…"

북한에 더 많은 정보가 들어가면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무엇이 잘못된 일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북한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다 탈북해 서울에서 탈북청년들의 단체인 ‘우리하나’ 를 만든 박세준 대표는 북한에서 외부 방송을 접한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북한에서 처음 외국 라디오를 들었을 때는 학교에서 교육 받은 것과 너무 다른 내용이어서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계속 라디오를 들으면서 의심을 풀고 이해하게 됐다며, 지속적으로 북한에 정보를 보내면 북한 주민들도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 대표는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청년들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세준] “남한에 와서 자유, 인권, 민주주의를 새로 배우고 남한의 대학생들과 함께 시장경제를 배우는 탈북청년들이야말로 북한의 사회주의 시스템과 자유민주주의 시스템 두 가지를 다 배운 인재들이고, 그들이 나중에 통일이 됐을 때 두 시스템의 문명충돌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중요한 세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북한을 벗어나 자유를 찾은 탈북청년들이 북한에서 사회체제에 대해 의심하는 청년들, 새로운 곳을 찾고자 하는 북한 내부의 청년들과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