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암살 다룬 미 코미디 영화, 63개국 개봉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 작전을 그린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 예고편 중 한 장면.

미국의 주요 영화사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소재로 만든 영화가 미국 등 전세계 63개 나라에서 개봉됩니다. 영화 제작에 강하게 반발했던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 작전을 그린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가 다음 달 미국을 시작으로 전세계에서 상영됩니다.

제작사인 소니 영화사는 이 영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북미와 남미,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 전세계 63개 나라에서 ‘인터뷰’를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륙 별로는 북미 2개국, 남미 13개국, 중동과 아프리카 15개국, 아시아태평양 2개국, 유럽 31개 국입니다.

소니 측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영화사가 사상 처음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을 소재로 삼은 이 영화는 다음달 25일 성탄절을 맞아 미국과 캐나다에서 먼저 개봉됩니다.

성탄절은 관객들이 1년 중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성수기의 하나로, 영화사는 당초 10월로 예정됐던 개봉 시기를 성탄절로 연기했습니다.

이어 내년 1월 말에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이라크, 호주와 뉴질랜드, 스웨덴과 폴란드 등 19개 나라에서 영화가 개봉됩니다.

또 2월에 영국과 프랑스, 멕시코와 칠레 등 12개 나라, 3월에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스페인과 스위스 등 6개 나라, 4월에는 페루와 나이지리아, 이탈리아, 터키 등 10개 나라에서 영화가 개봉될 예정입니다.

이밖에 이라크와 시리아, 덴마크, 우크라이나 등 14개 나라에서는 추후 개봉일자가 발표될 것이라고, 소니 측은 밝혔습니다.

한국은 현재 이 영화 국제 개봉 일정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미국의 인기 코미디언인 제임스 프랭코와 세스 로건이 텔레비전 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 역할을 맡은 이 영화는 두 사람이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성사시키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평양 방문을 준비하고 있을 때 미 중앙정보국 CIA가 개입하면서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합니다.

[녹취: 영화 인터뷰 예고편의 한 장면] “You want us to kill the leader of North Korea?”

중앙정보국이 이들에게 김정은 제1위원장을 암살하라고 지시한 겁니다.

두 주인공은 평양에 도착해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암살을 기도하지만, 암살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 때문에 온갖 소동이 벌어집니다.

제작진은 캐나다 밴쿠버 인근의 촬영장에서 북한, 중국, 미국을 재현해 42일 간 영화를 찍었습니다.

한편, 북한은 이 영화에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7월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명의로 이 영화에 항의하는 서한을 미국 백악관에 보냈습니다.

북한은 서한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 암살 작전을 그린 영화 ‘인터뷰’는 북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이에 앞서 6월에는 자성남 유엔대사 이름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주권국가의 현직 수반을 암살하는 내용의 영화가 제작, 배급되도록 허가하는 것은 가장 적나라한 테러 지원이자 전쟁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