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교전 미군, 30년 만에 무공훈장 받아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 28일 전 주한미군 병사인 마크 드벨 씨에게 은성무공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30년 전 판문점에서 북한 군과 교전을 벌였던 미군 병사가 미 국방부로부터 뒤늦게 은성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부는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이 지난 28일 전 주한미군 병사인 마크 드벨 씨에게 은성무공훈장을 수여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드벨 씨는 지난 1984년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유엔군과 북한 군의 교전에서 용감하게 싸워 수훈을 세운 공로를 인정 받았습니다.

당시 교전은 북한 측 판문점을 관광하던 소련인이 경계선을 넘어 한국 측으로 탈출하자 북한 군 병사들이 총격을 가하며 남측으로 넘어 오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교전으로 한국 군 병사 1명이 숨지고 미군 병사 1명이 부상했으며, 북한 군 여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드빌 씨는 미국의 공영방송인 ‘PBS’와의 인터뷰에서 45분 간 교전이 계속됐다며, 여러 구의 북한 군 시신을 현장에서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PBS’ 방송은 당시 교전이 미 언론 1면에 보도됐으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일기에서 소련 정부가 교전과 망명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게 놀라웠다고 회상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남한으로 탈출을 시도한 소련인은 무사히 남측에 도착해 이후 미국에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교전을 벌였던 미군 병사들은 미 의회의 요구로 지난 2000년 은성무공훈장을 수여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역한 드빌 씨는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수상자 명단에서 빠졌다가 최근에야 연락이 돼 뒤늦게 28일 훈장을 받았습니다.

드빌 씨는 옛 전우들이 보는 앞에서 훈장을 받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드빌 씨가 받은 은성무공훈장은 미 육군이 수여하는 서열 3위의 훈장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