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한, 이산가족 상봉부터 응해야"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2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 통일시대를 위한 방향과 과제'란 주제로 통일IT포럼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이른바 ‘중대 제안’을 발표한 뒤 연일 평화공세를 펴는 것과 관련해, 무산된 이산가족 상봉부터 먼저 응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1일 북한 국방위원회의 중대 제안은 한마디로 한국 정부가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류 장관은 '통일 IT 포럼' 조찬강연에서 한국 정부가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북한 역시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류 장관은 이어 북한에 먼저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산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부터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류 장관은 지난 해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은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 연기 때문이었다며, 북한의 조속한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류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북한이 말로만 주장할 게 아니라 한국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호응하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현대경제연구원 이용화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재개가 남북관계 개선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하고 있고 북한 역시 좋은 계절에 다시 만나자고 밝힌 만큼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간 모멘텀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류길재 장관은 이와 함께 남북간 현안을 하나씩 신뢰로 풀어 탄탄한 남북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정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 교류협력에도 불구하고, 남북간에 구조적인 대결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류 장관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한 것은 준비 없는 통일은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통일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에도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확고부동하다며 대남 평화공세를 이어갔습니다.

또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도 설 명절의 아침 남북이 서로를 비방중상하는 것이 아니라 설 명절을 축하하는 인사들을 주고받자며 한국 정부의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과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음 달 말 미-한 군사훈련 전까지 대남 유화공세를 이어가며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