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스만 유엔 보고관 "북한 정권, 선군보다 주민 생활 챙겨야"

지난 3월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한 마루즈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북한 정부는 선군정치를 재고하고 주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부터 챙겨야 한다고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말했습니다. 또 지난 5월 라오스에서 강제북송된 탈북 고아 9 명의 신병을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도 북한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달 14일 68차 유엔총회에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작성한 정기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보고서에서 선군정치의 폐해와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 강제구금과 정치범 수용소, 성분과 소외계층 차별의 심각성을 집중적으로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이 지난 12월과 올해 2월에 실시한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와 3차 핵실험을 지적하며, 선군정치로 인해 주민의 식량권이 유린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가 자원을 군대에 우선시하기 때문에 식량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다루스만 보고관은 북한 주민 1천 6백만 명이 여전히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고 있다는 유엔의 올해 보고서를 예로 들었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이어 지난 5월 라오스에서 강제북송된 탈북 고아 9 명의 안전에 대해 극도로 우려(“extremely concern”)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는 외부에서 이들의 상태와 처우를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세계 모든 나라들이 망명신청자나 난민이 본국 송환시 생명과 자유에 위협에 있을 경우 이들을 강제송환하지 말고 보호해야 한다는 국제 강제송환 금지원칙(non-refoulement)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북-중 국경지역의 경비 강화로 인한 탈북자 탄압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불법 도강자는 사살해도 좋다는 명령이 국경수비대에 하달됐다는 보고가 있는 등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한국 입국 탈북자가 2011년 2천706 명에서 지난 해 1천 509 명으로 크게 줄어든 사실을 그 배경으로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다르스만 보고관은 여성과 장애인 학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북한 ‘83병원’에서 생화학무기 실험 등을 위해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하고 있다는 간부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을 예로 들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은 지난 달 27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83병원’의 생체실험 주장은 근거가 아직 약하다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었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북한 정부가 특별보고관과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국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의 중대한 인권유린을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조사위원회와 보고관제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다음 달 29일 인권을 담당하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인권 상황에 관해 보고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도 참석해 구두로 중간보고를 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