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남북한 모두 상당한 손실"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 (자료사진)

지난 4월 초부터 4개월 넘게 계속된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수 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제 외적인 피해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개성공단 가동중단과 관련한 피해는 남과 북, 그리고 공단 차원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공단 차원에서 보면, 한 달 평균 4천만 달러씩 넉 달 동안 1억6천만 달러 정도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공단에서의 물품 생산이 중단되면서 남북교역도 중단됐는데, 지난 해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할 경우, 6억4천만 달러 정도의 교역이 이뤄지지 못한 셈입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국 기업 1백23 곳의 피해 규모는 약 6억 7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 통일부는 추산됐습니다.

이 가운데 4억 달러가 투자자산이고, 나머지 2억7천만 달러는 영업손실에 따른 손해입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옥성석 부회장의 말입니다.

[녹취: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 4월부터 저희 기업들이 매출이 없어요. 그래서 자금 흐름에 대단히 애를 먹고 있고요. 거기 있던 주재원들은 다 휴직 상태고, 일부 어려운 기업들은 해고를 시킨 회사도 있어요.”

이밖에 입주기업과 협력업체 등 개성공단 관련 종사자 6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통일부는 밝혔습니다.

북한의 경우에는 북한 근로자들이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외화 수입이 끊겼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이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연간 9천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넉 달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해서 발생한 손실은
3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문가들은 만성적으로 외화가 부족한 북한에 이는 막대한 손실이라고 지적합니다.

[녹취: 해거드 교수]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 대학의 스테판 해거든 교수는 무역 규모가 60억 달러 정도에 불과한 북한에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이는 연간 9천만 달러 정도의 현금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공단 가동 직전에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수는 5만4천여 명, 근로자 한 명 당 평균임금은 지난 해 기준으로 1백28 달러에 달했습니다.

북한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2006년 68달러에서 2008년 74 달러, 2010년 93 달러, 2012년 109 달러 등으로 꾸준히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지 눈에 보이는 피해일 뿐 더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는 지적들도 있습니다.

먼저 한국 측을 보면, 입주기업들이 가동중단으로 제때 납품을 하지 못해서 구매자들의 신용을 잃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서 앞으로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판로를 찾는데 많은 시간과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겁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녹색섬유의 박용만 대표의 말입니다.

[녹취: 박용만 녹색섬유 대표] “신용이라는 항아리를 잘 보관하고 깨지지 않는 도구로 관리를 해야 하는데, 금이 가고 파손된 깨진 항아리가 다시 풀로 붙인다고 하더라도 항아리로서의 기능이 다 된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상황은 북한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외국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상황에서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로 투자를 유치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핵 무장과 함께 경제발전을 중요한 국가목표로 채택한 북한에게 개성공단 가동중단 같은 사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