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인 기독교인들, 미·중 정상에 탈북자 보호 촉구

16일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미주한인교회연합(KCC) 관계자들과 인턴 학생들이 탈북 난민 보호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 박설믜 인턴기자

미국 내 한인 기독교인들이 백악관과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 난민에 대한 관심과 보호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녹취: 백악관 앞 구호 소리 ] “President Obama please help us!” “Save North Korean refugees!” “Free prisoners!” “자유 북한!” “오바마 대통령님!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도와주세요. 탈북 난민을 구출합시다!”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뙤약볕 아래 얼굴이 검게 그을린 100 여 명의 한인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백악관을 향해 목소리를 높입니다.

9살에서 23살까지, 미국 내 20개 주와 멀리 홍콩, 한국에서 달려온 이들은 북한의 자유를 위한 미주한인교회연합(KCC)의 여름 지도자 과정 인턴 학생들입니다.

학생들이 입은 흰 티셔츠에 쓰인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대변하라”는 주황색 글씨가 행사 내용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16일 미국 기독교인들과 함께 백악관 앞에서 기도집회와 시위 행진을 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탈북 난민들과 북한 고아들의 위기 상황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인 보호 정책을 펼치라고 촉구한 겁니다.

KCC의 샘 김 사무총장은 북한 주민이 겪는 인권 위기는 지역과 세대에 구분없이 모든 한인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하는 가슴 아픈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샘 김 사무총장 ] “This North Korean orphans, refugees, and human rights crisis hit the heart all of us 1st generation, 2nd generation…”

한인 기독교인들이 나서서 미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국의 대북정책을 변화시키고 북한 주민의 인권과 민생을 개선하도록 압박하겠다는 겁니다.

홍콩에서 자비를 들여 행사에 참가한 고등학생 필립 권 군은 고통 당하는 북한 주민들을 돕는 것은 자유민주국가 국민들의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필립 권 ] “북한은 정책이 너무 특이하다 보니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너무 사람들이 안 된 것 같고요. 극소수 특권층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고통을 받고 있고. 그러니까 저희처럼 민주주의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도와드려야죠. 그런 분들을.”

이날 행사에는 탈북 청년들도 참석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과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한국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에서 연수 중인 대학생 김성철 씨는 17살 때 탈북해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경험과 아픔을 영어로 연설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녹취: 김성철] “I was born in North Korea where I’d lived for 17 years…”

김 씨는 ‘VOA’에, 북한 주민들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주는 한인 젊은이들이 있어 무척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철 ] “함께 한다는 게 감사하죠. 왜냐하면 소리 낼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여기에 있는 한인 2세들이 소리 낼 수 없는 우리 탈북 고아들이나 탈북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주는 게 참 고맙죠. 감사하고”

참가자들은 ‘나같은 죄인 살리신’ 이란 찬송가를 부르며 기도집회를 한 뒤 대형 현수막과 구호판을 들고 백악관 앞을 행진했습니다.

이어 워싱턴의 라오스대사관과 중국대사관으로 이동해 탈북자 강제북송 중지와 국제법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녹취: 중국대사관 앞 시위행진 구호 소리] “Xi Jinping and Kim Jong Un side by side genocide…”

중국에서 네 번이나 북송된 경험이 있는 탈북 난민 조진혜 씨는 중국어로 탈북자들에 대한 야만적인 정책을 중지해 달라고 시진핑 정부에 호소했습니다.

한편 KCC와 ‘해외 3천인 목사단’은 워싱턴 인근 한인교회에서 별도로 대규모 북한 토론회를 개최한 뒤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회복을 위한 통곡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17일에는 미 의회 의사당 앞 잔디광장에서 미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의 자유를 위한 횃불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