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성명에 '북한 핵 포기 원칙' 명기 추진

박근혜 한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월 취임 직후 청와대에서 류엔둥 중국 국무위원으로부터 당시 후진타오 주석과 시진핑 당 총서기의 친서를 전달 받았다.

한국 정부는 다음 달 말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공동성명에 북한의 핵 포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촉구하는 표현을 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다음 달 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첫 한-중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공동성명에 북한의 핵 포기를 의미하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명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30일 ‘VOA’에 한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 원칙은 확고하다며 이를 표현할 최적의 문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협의를 하고 있는 단계여서 확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중국도 그 동안 수 차례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고위 소식통도 북 핵 문제는 공동성명 문안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비핵화 선언이 들어갈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 동참 등 북한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가 이전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문안 협의에 중국이 호응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조태영 한국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비핵화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 정부 모두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점은 중국 정부도 수 차례 지속적으로 분명히 해오고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로 베이징에 온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에게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와 안정 수호, 그리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었습니다.

2005년 11월 채택된 한-중 정상의 공동성명에는 비핵화 표현이 들어 있긴 했지만 9.19 공동성명 채택을 환영하고 비핵화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초를 다졌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5월 공동성명에서도 비핵화에 대한 직접적 언급 없이 북한의 9.19 공동성명 전면 이행을 위해 노력한다고만 돼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다만 최종 문안이 결정되기까지 정세가 어떻게 변할 지 또 중국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알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핵화 원칙이 명기되더라도 두 나라 미래비전을 담는 공동성명의 성격상 그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