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관진 국방장관 유임...청와대 "안보 위기 반영"

한국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유임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국방장관인 김관진 장관이 박근혜 정부의 첫 국방장관으로서의 임무도 수행하게 됐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장관이 유임된 것은 한국 국방부 창설 이래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22일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가 사퇴함에 따라 다른 인물을 선택하지 않고 김관진 현 장관을 새 정부 첫 국방장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청와대는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국가안보가 위기인 상황에서 또다시 정치적 논쟁으로 시간을 지체하기에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위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유임 배경을 밝혔습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입니다.

[녹취: 김행 청와대 대변인]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투철한 안보관과 지도력을 인정 받아온 김관진 국방장관을 유임시킴으로써 안보 위기를 안정시키고 국민의 불안을 해소시키는 데 주력하고자 결정하셨습니다.”

김 대변인은 새 정부 국방장관이 확정된 만큼 이제 여야 정치권과 국민 모두 한 마음이 되어 국가안보를 지키는 데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관진 장관의 유임은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방장관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박 대통령의 위기 의식과 함께 김 장관이 특유의 카리스마로 국방행정을 펼친 점이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2010년 11월 취임한 김 장관은 2년 4개월째 국방장관으로 재임하면서 ‘전투형 강군’, ‘북한 도발 시 원점 타격’ 등 여러 구호를 만들어 냈습니다.

또 일선부대 순시 때 북한이 도발하면 도발원점 뿐아니라 지원세력과 지휘세력까지 충분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지침을 빼놓지 않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각종 관영매체를 동원해 김 장관을 ‘특등 호전광’, ‘역도’, ‘괴뢰패당 우두머리’ 라며 강하게 비난해 왔습니다.

김 장관은 유임 결정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비태세를 철저히 유지할 것이며 현재의 안보 상황을 잘 관리해 한국의 평화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국방장관이 새 정부에서 유임된 것은 한국 국방부 창설 이후 처음입니다.

앞서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던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는 자진사퇴했습니다.

김 내정자는 지난 달 23일 박근혜 정부의 첫 국방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후 여러 의혹으로 정치권에서 사퇴 압박을 받아 오다 결국 내정 38일 만에 자진사퇴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