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올해 탈북자 183 명 난민 인정

2006년 미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탈북 난민들. (자료사진)

캐나다가 올해 탈북자 183명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했습니다. 캐나다의 전체 탈북 난민 인정 규모는 미국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캐나다에 정착하는 탈북자 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VOA’가 26일 캐나다 이민난민국(Immigration and Refugee Board of Canada)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는 올 1월부터 9월말까지 탈북자 183 명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민난민국은 자료에서 올해 난민 보호를 신청한 탈북자 544 명 가운데 219 명을 심사해 183명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이후 지난 9월말까지 캐나다에서 난민 인정을 받은 탈북자는 415 명으로 늘었습니다.

난민현황자료에 따르면 캐나다는 지난 2007년에 1 명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한 뒤 2008년에 7명, 2009년에 65명, 2010년에 42명, 2011년에 117 명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했습니다.

캐나다의 이같은 난민 인정 규모는 미국보다 거의 세 배 가량 많은 겁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갱신한 난민입국현황 보고서에서 2004년 채택된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은 10월말 현재 146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내 탈북난민들은 캐나다와 달리 모두 해외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 받은 뒤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입니다.

하지만 캐나다는 탈북자 대부분이 여러 경로를 통해 스스로 캐나다에 입국한 뒤 난민 보호 신청을 통해 지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캐나다 이민국은 일단 난민 보호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신청자들은 캐나다에 영구적으로 살 수 있는 영주권을 바로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난민 자격으로 입국한 후 1년 뒤 영주권 신청이 가능합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내 일부 소식통들은 난민 보호를 신청하는 탈북자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에 정착한 뒤 다시 이동한 이른바 위장탈북자들이라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소식통들은 한국 사회 적응에 실패했거나 자녀 교육을 중시하는 탈북자들이 한국 여권으로 캐나다에 입국한 뒤 이를 숨기고 난민 보호 신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탈북자들의 난민 신청을 호의적으로 받아주던 유럽 나라들이 심사를 까다롭게 하자 위장 탈북자들이 캐나다를 선호하고 있다는 겁니다.

소식통들은 이런 위장 탈북자들때문에 제3국에서 정말 보호를 받아야 할 다른 탈북자들이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한편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대학원생 연구단체인 북한연구그룹은 토론토 일원에 탈북자들이 크게 증가하자 탈북 난민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최신형 공동회장은 ‘VOA’에 이런 조사의 일환으로 지난 23일 난민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며 실태 조사를 통해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축적하면서 효율적인 탈북자 지원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