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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방미 결산


국빈만찬에서 축배를 드는 두 정상
국빈만찬에서 축배를 드는 두 정상

이명박 한국 대통령이 지난 주 미국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방문기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고, 미 의회에서는 4년 동안 표류하던 미-한 자유무역협정이 비준됐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국 대통령이 오랜만에 미국을 국빈방문 했죠?

답) 그렇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국빈방문 이후 13년 만에 처음입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여섯 번째 국빈방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년 동안 이미 다섯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오바마 대통령이 최고의 격식을 갖춰서 이명박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한 가운데 이뤄졌기 때문에 의미가 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빈으로 외국 정상을 초대한 것은 인도와 멕시코, 중국, 독일에 이어서 한국이 다섯 번째였습니다.

문) 국빈방문이었던 만큼 이명박 대통령의 일정도 굵직굵직한 행사들로 많이 채워졌죠?

답) 네. 무엇보다 두 나라의 단독, 확대 정상회담을 꼽을 수 있겠는데요, 두 정상은 한반도 정세와 미-한 동맹관계, 미-한 자유무역협정, 이런 핵심 현안들을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두 정상은 국빈만찬을 통해서도 두 나라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부에서 바이든 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이 주최한 오찬을 함께 한 뒤 미 의회에서 상ㆍ하원 합동연설을 했습니다. 상ㆍ하원 합동연설 역시 지난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국빈방문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문)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에서는 미-한 자유무역협정이 최대 현안이었죠. 자유무역협정과 관련된 일정이 꽤 있었어요.

답) 그렇습니다. 정상회담과 의회 연설에서 미-한 자유무역협정이 중요하게 다뤄졌고, 이와는 별도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재계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또 두 정상이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공업 도시인 디트로이트를 함께 방문해서 미-한 자유무역협정의 긍정적인 효과를 역설했습니다. 때마침 이 대통령의 방문 둘 째날 미 의회가 미-한 자유무역협정을 비준했습니다. 지난 2007년 협정이 타결된 뒤 4년 동안이 비준이 지연돼 왔는데요,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협정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열흘도 안돼 상하 양원에서 법안이 통과된 겁니다. 한국 국회가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면 협정이 발효될 텐데요, 두 나라 사이의 무역과 투자 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문) 한반도 정세, 특히 북한 핵 문제도 미국과 한국의 핵심 현안이지 않습니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논의가 있었습니까?

답) 미국과 한국이 대북정책에 관한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재확인한 부분이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입니다. “북한 문제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입장이 완전히 일치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고,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3년간 두 정상이 북한 문제에 일관된 원칙으로 대응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들어 북한과 양자대화가 이어지면서 대북정책의 유연성이 더 강조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두 정상 모두 기존 대북정책의 방향을 재확인했습니다. 북한이 두 나라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문)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까?

답) 북한 문제에 관한 한 이번 미-한 정상회담에서 새롭거나 눈에 띨만한 건 없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정상회담의 초점이 미-한 자유무역협정과 한국의 국제적인 역할 확대에 맞춰졌고, 북한 문제는 늘 그랬듯이 계속 안고 가야 할 문제 정도로 다뤄졌다는 겁니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해 계속해서 대화의 문을 열어 두면서도 제재를 병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조만간 미국과 북한이 후속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정도의 의미이지 정책이나 전략의 변화를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문)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기간 동안 화제거리도 많았는데요, 석 달 가까이 표류하던 주한 미국대사의 인준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게 눈에 띄네요.

답) 미 상원이 이명박 대통령의 상ㆍ하원 합동연설 직전에 성 김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의 인준안을 의결했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청문회가 지난 7월에 열렸을 때만 해도 인준안이 금방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공화당의 존 카일 의원이 인준 보류를 요청해서 그 동안 계속 지연돼 왔습니다. 카일 의원은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방침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명박 대통령의 상ㆍ하원 합동연설 직전에 인준 보류 요청을 거뒀습니다. 한국계 인사가 미국대사로 서울에 부임하는 건 미국과 한국의 수교 이후 129년 만에 처음입니다.

문) 미국 측이 이명박 대통령을 파격적으로 환대한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답)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전날 두 정상이 워싱턴 인근의 한식당에서 비공식 만찬을 함께 했습니다. 미국 대통령 전용차에 두 정상이 동승하기도 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간의 특별한 친근감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외국 정상으로서는 전례 없이 미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받은 것도 화제가 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미 합참의장 전용 작전상황실에서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지난 주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해 정리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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