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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아프간 무장조직 '탈레반'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장악한 뒤 소속 전투원들이 시내 검문소를 지키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습니다. 20년 전, 병력을 파견해 탈레반을 축출했던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은 긴장 속에 사태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과거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을 내세우며 인권 유린을 자행해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았던 탈레반은 일단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탈레반의 태동”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태동한 것은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당시 아프간은 소련의 지원과 개입을 거부하는 사회주의자 하피줄라 아민 대통령이 막 집권했는데요. 그러자 소련은 아프간을 침공해 아민 정권을 몰아내고, 친 소련 괴뢰 정부를 수립했습니다.

이에 자유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물론 이슬람권 국가에서도 소련 철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은 아프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소련에 저항할 세력을 훈련, 육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대부분이 학생이나 청년들이었기 때문에 ‘탈레반’이라고 불렸는데요. 탈레반이라는 말은 아프간 남부 파슈툰족의 말로, 학생 조직 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은 ‘물라’라고 하는데요. 이슬람권에서는 지도자들 앞에 보통 스승이라는 뜻의 ‘물라’라는 호칭을 붙입니다.

“학생 조직에서 정치 세력으로”

소련 치하에서 벗어나기 위해 출발한 탈레반은 이후 미국의 막대한 자금 지원과 파키스탄의 정보, 군사 훈련 등의 지원 속에 끈질기게 소련에 저항했습니다. 결국 소련은 아프간 침공 10년 만인 198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데요.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내전 양상이 전개됩니다. 소련과 전쟁하는 동안 다양한 배경과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무장집단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는데요. 소련 퇴각 후 이들 간의 갈등이 불거진 겁니다.

하지만 ‘무하마드 오마르’를 중심으로 한 탈레반은 다른 무장집단을 빠르게 제압하며 거대한 군사 조직으로 세를 키우기 시작했고요. 1996년에는 수도 카불까지 장악하며 정치집단으로 변신합니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토후국(Islamic Emirate of Afghanistan)’이라는 이름의 국가 수립을 선포했습니다.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을 실질적으로 통치했습니다.

이 기간,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며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했는데요. 특히 여성들의 교육과 직업 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서양 음악이나 서적 등 문화를 일절 배척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반할 경우, 손발을 자르거나 돌로 쳐 죽이는 등의 공개 처형을 일삼았고요. 유엔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1천500년 된 거대한 불상을 비롯해 역사 유적들을 파괴하며 전 세계를 경악시켰습니다.

무엇보다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은 9.11 테러 공격을 자행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거점이었습니다.

탈레반은 알카에다에 은신처를 제공했고, 알카에다는 아프가니스탄에 훈련소와 군사시설을 설치했는데요. 알카에다는 여기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테러 공격을 준비했습니다.

“탈레반 축출과 전쟁의 장기화”

2001년 9월 11일, 3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 사건이 발생한 후 미국은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이 아프간에 있는 것을 파악하고 탈레반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은 미국의 요구를 일축했는데요. 이에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 작전을 단행했고, 탈레반 정권은 그해 12월 축출됩니다. 과도 정부를 거쳐 2004년 아프간에서 민간 정부가 출범하는데요. 하지만 다양한 부족과 배경을 가진 아프가니스탄에서 중앙집권적인 정부 수립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국경 지역과 파키스탄 등 주변국으로 도망쳤던 탈레반은 다시 세를 불리기 시작했고요. 아프간 정부군과 미군, 나토군을 겨냥한 공격을 끊임없이 자행합니다.

이렇게 아프간의 불안정이 장기화하면서 미군과 나토군도 당초 계획과는 달리 아프간 정부군 훈련과 지원 등의 대테러 임무를 계속하며 20년이 되도록 아프간에서 발을 빼지 못하게 됩니다.

“탈레반의 귀환”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11테러 20주년이 되는 9월 11일 전까지는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을 전원 철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한 해 전,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과 전격 평화협정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었습니다. 취임 직후부터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정책을 돌려놓았던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아프간 철군에 관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은 따랐습니다.

다만 애초 5월로 정했던 시기만 몇 개월 늦췄는데요. 미국과 동맹군의 철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5월부터 탈레반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아프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외곽, 국경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탈레반은 점점 세를 불리며 빠르게 점령지를 넓혀갔고, 마침내 지난 8월 15일, 수도 카불까지 장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국제 사회는 아프간이 순식간에 탈레반에 함락되자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1996년부터 2001년 탈레반 정권 시기, 탈레반을 인정한 나라는 같은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등 몇 개 나라에 불과했습니다.

현재 탈레반은 여성들의 사회 참여 허용 등 잇따라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과거와는 달리 국제 사회로부터 합법성을 인정받기 위한 포석을 놓고 있는데요.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나라가 탈레반 정권을 인정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탈레반이 재집권하면 아프간 주민들의 삶은 더 힘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아프간 인구의 약 90%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는데요. 국제 사회로부터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탈레반의 경제 활동은 제약을 받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향후 중국이 경제적 지원을 앞세워 아프간 내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은 최근 탈레반 지도부와 접촉하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극단 이슬람 세력 탈레반 정권이 다시 아프간에 들어서면 중국 북서부 신장지역의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의 분열 움직임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과 접경하고 있는 파키스탄의 행보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생길 때부터 깊이 개입했던 파키스탄은 그간 전면에서는 미국을 지지하면서 뒤에서는 탈레반을 두둔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는데요.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파키스탄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간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탈레반의 통치를 피해 파키스탄으로 탈출하는 아프간 난민이 급증할 수도 있어 파키스탄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서둘러 철수해 현 사태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향후 미국의 태도는 인권 보호와 국제 규범 준수 등 탈레반의 행동에 달렸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탈레반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은 탈레반 지도부를 살펴보겠습니다.

탈레반이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하면서 탈레반을 이끄는 지도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탈레반의 최고지도자는 ‘히바툴라 아쿤드자다’라는 인물입니다. 아쿤드자다는 60대로 추정되고요. 1990년대 이슬람 종교 법원의 수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공개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행방도 묘연한데요. 2016년부터 탈레반을 이끌고 있으며 탈레반의 정치, 종교, 군사와 관련한 최종 결정권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탈레반의 이인자는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입니다. 그는 탈레반이 처음 조직될 때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용주의적 성향으로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평화협상을 이끌며 국제 사회에서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바라다르는 최근에도 이란,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등을 활발하게 방문하며 사실상 탈레반의 정치, 외교를 책임지고 있는데요. 일부 언론은 탈레반의 새 통치 체제하에서 그가 대통령직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탈레반의 또 다른 핵심 지도급 인사로는 ‘물라 무하마드 야쿠브’가 꼽히고 있습니다. 무하마드 야쿠브는 탈레반의 창설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로, 탈레반의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사령관으로 전해졌습니다. 무하마드 야쿠브의 얼굴도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30대 초반으로, 탈레반 내에서 최고 지도자 후보감으로 자주 거론되는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하카니네트워크’라는 이름의 무장 조직을 이끄는 시라주딘 하키니도 조직 내 지도자급 인물입니다.

소련 점령 치하에 있을 때, 하카니네트워크를 만들어 투쟁했던 잘랄루딘 하카니의 아들로서, 40대 중반 정도로 추정되며 탈레반의 재정과 군수물자 등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카니네트워크는 최근 역내에서 발생한 여러 테러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받고 있으며, 미국 정부가 테러 단체로 지정한 집단입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에 대해 알아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탈레반 지도부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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