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새 대북 지원, 어린이·여성에 집중

문) 조은정 기자. 세계식량계획 WFP이 오는 7월 1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북한에서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영양 지원사업’을 실시하지 않습니까. 북한의 모든 어린이와 여성들이 식량을 받게 되나요?

답) 아닙니다. 지원 대상은 평양과 자강도를 제외한 8개 도 82개 군의 취약계층 239만 명입니다. 이들은 주로 여성과 어린이고, 여기에 더해 식량난을 겪는 성인 약 45만 명이 취로사업을 통해 지원을 받게 됩니다. 이들은 모두가 일괄적으로 똑같은 양의 식량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나이와 필요 열량에 따라 맞춤 지원이 이뤄집니다.

문)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들이 잘 먹어야 하는 것은 알겠는데요. 특별히 여성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식량이 부족한 경우에 어린이와 노인과 더불어 여성이 가장 큰 타격을 입기 때문입니다. WFP는 또 어린이가 엄마 뱃 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해 2살 때까지 사이에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키가 덜 자라는 등 영양실조 증세가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고 어머니들의 영양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데요. 북한 내 82개 군의 임산부들은 임신 기간 6개월 동안 식량을 지원 받고, 아이를 낳은 후 수유 기간 중 6개월 추가로 식량을 지원 받습니다.

문) 임산부와 수유모들의 제공 받는 식량은 어떤 것들인가요?

답) 이들에게는 곡물 250g, 콩100g, 식용유 25g, 옥수수-우유 혼합물 혹은 옥수수-콩 혼합물 100g이 매일 제공됩니다. 배급량은 하루 1850 kcal의 열량을 낼 수 있는 양입니다.

문) 북한 당국이 제공하는 배급량 보다 훨씬 많군요.

답) 예. WFP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식량난이 심각했던 지난 해 7월부터 9월까지 1인당 하루 200g의 곡물 밖에 제공하지 않았고요. 이후 점차 배급량이 늘어 올해 4월에 400g까지 증가했지만, 이 것 역시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최소 권장량 600g, 2,100kcal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문)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답) 일반 가정의 5살 미만 어린이들, 유치원과 탁아소의 7살 미만 어린이들, 인민학교의 7살에서 10살 사이 어린이들, 기숙학교에 있는 7살에서 16살 사이 어린이들, 소아 병동의 17살 미만 어린이들이 배급을 받는데요. 나이에 맞게 곡물, 콩, 식용유, 쌀-우유 혼합물, 옥수수-우유 혼합물, 옥수수-콩 혼합물, 영양과자 등이 다른 비율로 배급됩니다.

문) 혼합물은 어떤 식품인가요?

답) 흔히 영양강화식품이라고 하는데요. 비타민과 미네랄이 첨가된 건조식품입니다. 물을 섞어 죽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문) 곡물 중에 밀이 제공되는 경우도 있죠?

답) 예.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과 잘 맞지는 않지만 원조국들이 현물로 제공하는 경우 밀이 분배됩니다. 지난 해 러시아가 WFP를 통해 6천6백t의 밀을 지원했고, 또 2008년과 2009년에 미국도 WFP를 통해 북한에 밀을 지원했었죠. 평안남도 청남구의 26살 주혜심 씨는 출산 6개월까지 WFP의 식량 지원을 받았는데요. 쌀과 섞어 먹으니 점점 좋아지더라고 말했습니다. 청남구인민병원의 심문섭 원장은 어린 환자들이 밀을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맷돌로 가루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밀가루죽을 먹인다고 말했습니다.

문) 취로사업을 통한 식량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답) 식량이 부족한 기간에 특정 지역에서 홍수 방재시설을 짓는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1인당 약 660g씩, 최대 180일간 식량이 제공되는데요, 취로사업은 성인 남성이 WFP의 식량을 받을 수 있는 드문 경우입니다.

문) WFP는 현재 107개 군에서 350만 명에게 식량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7월부터 82개 군에서 239만 명으로 지원 대상이 줄지 않습니까? 누가 빠지는 건가요?

답) 우선 북동부 지역의 60살 이상 노인들에 대한 배급이 중단됩니다. 또 분배되는 군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에 여성과 어린이 중에서도 식량 분배가 끊기는 사람들이 많고요. 특히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의 경우 지원 대상이 12만 명에서 5만 명으로 절반 이상 줄기도 했습니다. WFP는 자금이 부족하면 앞으로도 계획된 지원 대상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