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실장인 빅터 차 조지타운 대학 교수는 오는 2012년에 새로 선출되는 미국과 한국, 중국의 새 지도자들이 직면할 가장 큰 문제로 ‘북한의 불안정’을 꼽았습니다.
지난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그 후의 권력 승계 실패, 또는 북한의 도발 등으로 북한의 불안정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빅터 차 교수는 최근 CSIS가 발표한 ‘국제전망 2011’ 에 실린 ‘아시아의 신 냉전?’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그같이 전망하면서, 북한 문제의 파국을 막으려면 미국과 한국, 중국 3국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 실험과 천안함 격침, 연평도 포격,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등 2009년과 2010년 북한의 도발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고려할 때, 3개국 공조가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차 교수는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한 중국의 잘못된 대응이 아시아에서 새로운 냉전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오히려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변호인 역할을 하면서, 한국전쟁 이후 가장 노골적인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비난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또 빅터 차 교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인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은 미국, 유엔과의 협력도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차 교수는14일 미국의 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중국은 미국과 한국을 믿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협력하지 않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 한국에 대한 불신이라는 것입니다.
차 교수는 중국은 통일된 한반도에서 미국과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했습니다.
그러나, 차 교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중국의 미온적인 반응은 북한을 더욱 고무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외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젊은 후계자 김정은의 군사적 업적을 쌓기 위해, 그리고 핵 능력을 더욱 개발하기 위해 추가 도발에 나서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차 교수는 중국이 당과 군 통로를 통해 전달되는 대북지원을 대폭 줄임으로써 북한 정권에 대한 불만을 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럴 경우 북한 김정일 정권이 추가 도발에 나서지 못할 뿐만 아니라, 중국도 체면을 세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 한국, 중국이 북한의 불안정 사태와 관련한 대처 방안을 조용히 논의하는 것이라고 차 교수는 밝혔습니다.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중국과 계속 대화를 하다 보면 중국도 보다 현명한 행동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차 교수는 북한의 급변 사태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올해 68살인 김 위원장이 사망할 경우 더욱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언제 사망할 지 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차기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이전에 김 위원장이 사망할 가능성이 50%가 넘는다는 것입니다.
차 교수는 중국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 아직도 미국, 한국과의 협력을 주저하고 있지만, 중국이 장차 한반도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면 지금 미국, 한국과 협력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차기 대통령의 가장 큰 골치거리는 북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이 차기 미국 대통령 임기 중 사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한국, 중국이 북한 급변 사태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