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이번 주 들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 공화 양당 지도부가 4차례 연속으로 협상에 나섰는데, 급기야 13일 회담에서는 분위기가 꽤 험악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죠?
답) 네. 13일 백악관 회동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그리고 이에 맞서는 공화당 지도부 간에 고성이 오가고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이 회담 2시간 만에 회의장을 박차고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당시 참석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쉬쉬하는 분위기지만 이내 미국 언론들을 통해 당시의 험악했던 회의장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언론들이 전하는 당시 회의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 지도자들에게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격노했다는 의원 보좌진들의 뒷 얘기입니다. 국가 채무 불이행 사태를 목전에 두고 여전히 당파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부채 상한선 조정 문제가 정치적인 놀음판의 무대가 되는데 큰 좌절감을 느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을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문)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의회 지도부는 이번 결과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요?
답) 아마도 국민들에게 정치적 대립 양상을 그대로 전하기는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민주당 측은 좀처럼 타협안이 나오지 않자 오바마 대통령이 회의를 일찍 끝낸 것뿐이라고 밝혔는가 하면, 공화당 측의 한 인사는 회의 도중 오바마 대통령이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반응입니다.
문) 앞서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단기 부채 조정 권한을 부여하자고 제안했었는데, 이에 대한 백악관의 반응은 나왔나요?
답) 지난번 오바마 대통령의 10년간 4조 달러 감축안에 대해 공화당 측의 반응이 즉각 나오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 미치 맥코넬 원내대표의 부채 조정 대통령 직권 제안에도 뚜렷한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부채 상한선을 2조 5천억 달러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인데요. 백악관 측은 다만 간접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제안을 그다지 탐탁해 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CARNEY) “The linkage that was created that tied significant deficit reduction to this deadline…”
카니 대변인은 맥코넬 의원의 이번 제안은 부채 상한선을 늘리는 것 이외에 아무런 대안이 없음을 공화당도 인지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14일 오후에도 이번 주 들어 5차례 연속 백악관 회동을 갖습니다.
문) 같은 날 미 의회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새 경기 부양책 추진 계획이 공개됐는데, 이 자리에서 벤 버냉키 의장이 국가 채무 불이행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언급했다고요?
답) 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연방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그렇게 밝혔습니다. 만일 이번에 부채 상한선을 올리지 않으면 국제적으로 엄청난 금융 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버냉키 의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BERNANKE) “I think the worst outcome if we don’t raise the debt limit is that at some point…”
버냉키 의장은 만일 부채 상한선을 올리지 않는다면 세계적인 경제 대 혼란뿐 아니라 미국인들 누구에게나 그 피해가 느껴질 수 있다며 지금까지 경기 부양을 위해 노력해 온 일자리 창출과 각종 지원 정책들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습니다.
문) 버냉키 의장의 그 같은 발언에 공화당 소속 하원 의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답) 즉각 공화당 의원들이 반격이 이어졌는데요. 경제 위기를 너무 과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또 오바마 행정부의 방만한 예산 운영 비난에 대해서도 버냉키 의장은 지금 미국이 안고 있는 부채 규모는 여러 해 동안 누적돼 온 것이지 단시일에 형성된 것은 아니라고 대응했습니다.
문) 벤 버냉키 의장은 또 미국의 경제에 대해서는 어떤 전망을 내놓았습니까?
답) 버냉키 의장은 올해 하반기에 에너지와 연료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미국의 경제가 조금 더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 말까지 2.8%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는 올해 상반기 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4분기보다는 부진한 성적입니다. 아울러 미국의 실업률에 대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달 9.2% 수준 보다는 떨어지겠지만 안정화 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문) 그렇군요.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미국인들 사이에서 경제에 대한 위기감으로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답) 그렇습니다. 뉴스 통신사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공동으로 조사한 것인데요. ‘미국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응답자는 이달 들어 63%로, 전달의 60%보다도 더 높았습니다. 미국인들은 이 같은 이유로 실업률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고 국가 부채 규모가 상한선을 돌파했는데도 워싱턴 정치권에서는 신통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 문제가 미국인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 정치권에서 부채 상한선 조정이 끝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인들은 어떤 예산을 줄이는 것이 적합하다는 입장입니까?
답) 네. 이번 조사에서는 만일 부채 상한선 조정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어떤 지출을 중단해야 하느냐는 물음이 있었는데요. 응답자의 36%는 은행 등 국제 금융기관에 대한 부채 상환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고, 12%는 농무부나 교육부와 같은 연방정부기관들의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문) 미래에 대한 불안감, 또 경제에 대한 위기감 등은 행정부에 대한 불신으로도 이어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답)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의 유권자들은 현재 위기 상황의 책임을 오바마 행정부에 전가하지는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49%로 전달에 비해 1% 떨어져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가운데 아무런 정당도 선호하지 않는 무소속 유권자들의 지지도 변화인데요. 이달에는 39%로 전달에 비해 5%나 떨어졌습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을 위한 선거 자금으로 지금까지 8천6백만 달러를 모금해 대권 도전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문) 더불어서 혹시 공화당 대권 도전자들에 대한 최근 지지도에는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답) 네. 로이터 통신뿐 아니라 퀴니피액 대학도 지난달 2천3백여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두 곳 모두 여전히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선두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이 2위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로이터 조사에서 롬니 전 주지사와 바크먼 의원에 대한 지지도는 각각 40%와 23%였고요. 퀴니피액 조사에서는 25%와 14%였습니다. 이들 2명의 대권 주자들 뒤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바짝 따라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이번에는 스포츠 소식 살펴보죠. 미국 여자 축구 월드컵 대표팀이 강호 프랑스를 제치고 결국 결승전에 진출했죠?
답) 그렇습니다. 현재 독일에서는 여자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남성들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잔디 운동장에서 미국 여자 축구팀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13일 독일 뮌헨글라트바흐의 보루시아 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 3대1로 이겼습니다.
문) 결승 진출권을 놓고 긴박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졌는데, 경기 내용도 간략히 소개해 주시죠.
답) 이날 경기는 전반 9분만에 미국 로렌 체니 선수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는데요. 후반 10분에 프랑스가 만회골을 넣으면서 동점으로 접전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후반에 애비 웜바크와 알렉스 모건이 연속으로 골을 터뜨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여기서 로렌 체니 선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체니 선수는 동료 애비 웜바크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웜바크가 적시 적소에 나타나 게임을 유리하게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미국 팀은 이제 결승에서 일본 팀과 우승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죠?
답) 그렇습니다. 사실 미국 여자 축구팀은 세계 랭킹 1위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1991년 제1회 대회와 1999년 3회 대회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 역시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준결승에서 스웨덴을 역시 3대 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는데요. 앞서 두 번이나 우승을 한 개최국 독일도 무너뜨리는 등 승전가도를 달리고 있는데요. 이번에 미국을 상대로 첫 우승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결승전은 오는 1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립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에서 공해와 무관한 친환경 일자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군요?
답) 네. 미국에서 지난해 친환경 일자리가, 대표적인 공해 산업인 화석연료 업체들의 고용 인원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요. 지난해 미국에서 환경 보존과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에 270만명이 일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문) 이번 조사는 특히 미국의 100대 대도시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죠?
답) 네. 이번 조사에서는 동부 지역인 뉴욕 권이 15만2천개의 친환경 일자리를 가지고 있어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서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가 8만9천개, 시카고 7만9천, 미국의 수도 워싱턴이 7만, 필라델피아가 5만4천개 등으로 상위권에 포함됐습니다. 보고서는 이처럼 미국은 친환경 경제의 잠재력이 풍부한 만큼 친환경 산업에 대한 정부와 의회 차원의 연구개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반 인륜 범죄라고 할 수 있는 인신 매매를 차단하기 위해 인권 단체와 여행 업계가 손을 잡았다고요?
답) 네. 가끔 제3국에서 아기나 어린이를 유괴하거나 돈을 주고 거래하는 경우가 뉴스를 장식하기도 하는데요. 그 동안 인신매매 퇴치 운동에 앞장서 온 AAI(Airline Ambassadors International)라는 단체는 만일 공항과 역, 터미널, 호텔 등 여행 관련 업계와 손을 잡았습니다. 시설 이용자 가운데 수상한 범죄자가 발견되면 이를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도록 하는 유엔 협약이 이미 1998년에 채택됐는데요. AAI의 패티 맥피크 이사장은 지난 2009년에도 도미니카 공화국을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4살짜리 소녀를 납치해 가던 남자를 적발해 더 큰 범행을 차단한 적이 있습니다.
문) 사실 수사 당국이 일일이 단속에 나선다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여행 업계들이 서로 협력한다면 많은 범행들을 조기에 방지할 수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가령 칼슨(Carlson)이라는 레저 기업은 전세계 150개국에 2천 여개의 호텔과 음식점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직원들에게 인신매매 등 흉악범을 식별할 수 있는 훈련 계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사 망이나 다른 업체들과 연계해 범행 추적에 나선다면 수사당국의 한계를 많이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지난 2000년 미국의회에 인신매매 피해자보호법을 발의해 법제화시켰던 미국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은 “여행업계가 정부 당국과 손을 잡고 범행 방지에 적극 나선다면 인신매매와 같은 흉악 범죄가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의 부채 규모 조정을 위한 13일 백악관 회동에서는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회의가 중단되는 등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 정부의 채무 불이행 사태에 따른 경제 혼란을 재차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이밖에 경제를 우려하는 미국민들의 여론 조사 결과, 여자월드컵 축구대회 결승전에 진출한 미국팀, 미국의 친환경 일자리 증가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