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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오바마 대통령 유럽 순방, 게이츠 장관 예산 삭감 경고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 순방길에 오른 가운데 첫 방문지인 아일랜드에서의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국방예산 삭감 방안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이밖에 미 중부 지방 미주리 주를 강타한 회오리 바람 토네이도 소식과, 오바마 대통령이 거듭 강조하고 있는 중동평화 해법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 4개국 순방의 첫 방문국인 아일랜드에서 공식 일정을 시작했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아일랜드 방문을 시작으로 6박7일간의 유럽 순방에 돌입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아일랜드의 더블린 공항 도착 직후 영접 나온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 등 일행에게 “미국과 아일랜드는 혈연관계”라며 미국에는 수 백만 명의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 있고, 대통령인 자신도 모계 혈통으로 아일랜드계 선조를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아일랜드에서는 어떤 일정들이 계획돼 있습니까?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자신의 어머니의 고향인 아일랜드 중부 머니겔 마을을 찾았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오바마 대통령의 어머니는 아일랜드계 미국인인 백인 스탠리 앤 던햄 씨인데요, 오랜 조사 끝에 어머니의 먼 친척들이 아일랜드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됐었습니다. 이번 방문을 앞두고 다소 들뜬 목소리의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내용 들어보시죠.

“I am expecting to go, not only to all the famous sites, but”

오바마 대통령은 아일랜드의 명소 방문은 물론 어머니의 고향이자 조상들의 땅인 머니겔도 둘러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곳에서 13촌 조카인 딕 벤 씨, 또 11촌 조카 손자인 톰 도노번 씨, 그리고 18촌 조카인 헨리 힐리 씨 등과 만났습니다.

문) 아일랜드에서는 경제 문제가 주요 의제로 예상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아일랜드는 최근 국가 재정이 위기를 맞고 있는 유럽 국가 중 하나인데요, 이 때문에 몇 달 전에 국제통화기금 (IMF)과 유럽연합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미국의 재정 지원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메리 매컬리스 대통령과 엔다 케니 총리 등 아일랜드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경제 문제를 논의하게 됩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유럽 여행에서 모두 4개국을 방문하게 되는데, 앞으로 어떤 일정이 진행됩니까?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과 25일에는 영국을 방문하게 되는데요, 주로 외교와 안보 정책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이는 양국이 긴밀한 협조와 공조 속에 각종 국제 테러조직 등의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또 영국 의회에서 연설도 하게 됩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 주요 8개국 경제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마지막 방문국인 폴란드에서는 중부유럽 지도자 회의에 참석하고 브로니스와프 코모로프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다음달 퇴임하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요즘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예산 삭감 문제를 거론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22일 노트르담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미국은 전세계에 대한 책무를 회피하거나 병력 규모를 감축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국방력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문) 그러니까 예산이 줄어들면 미군이 그 책무를 다 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인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를 근거로 제시했습니까?

답) 네. 게이츠 장관은 우선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서 승리한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위기라고 진단했습니다. 미군의 역할은 단순히 전쟁 뿐아니라 무역과 에너지 공급 노선 보호 등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잠재적인 적을 저지하는 데 있다는 설명입니다. 결국 잘 무장되고 훈련된 미군이 필요하다는 주장인데요. 게이츠 장관은 이 밖에도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혁명, 또 북한과 이란에서의 핵 확산 문제, 계속되는 테러 위협 등 복잡한 안보환경 등을 주요 사례로 꼽았습니다.

문) 그런데 국방비 예산 삭감 문제는 이미 미 의회와 오바마 행정부가 공감하고 있는 내용 아닙니까?

답) 맞습니다. 미국이 1조 4천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 적자에 시달리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달 국방비 예산을 중심으로 앞으로 12년간 국가안보 분야 예산을 4천억 달러까지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게이츠 국방장관은 어제 연설에서 현 시점은 미국의 재정 상황을 회복시키고 미래의 번영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면서 전쟁의 고비가 지났다고 예산을 줄이면 결국 미국에 큰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문) 게이츠 장관의 그 같은 발언은 그동안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밝혔던 정책과는 다소 다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답) 게이츠 장관의 이번 연설은 재임 시절 일부 주요 무기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국방부의 각종 간접비용 줄이기에 나섰던 것과는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또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초기에 미국의 군사개입에 반대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퇴임이 가까워 오면서 본격적으로 소신 발언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국방부가 지나치게 관료적이라며 비판하기도 했었습니다. 어떻든 게이츠 장관의 최근 발언들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물러나는 마당에 그 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털어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 알아보죠. 미국에서 각종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22일에도 강력한 회오리 바람 토네이도가 미주리 주 지역을 강타했죠?

답) 네. 지난 달 중남부와 동남부 지역을 휩쓸었던 토네이도가 이번에는 중부 내륙지역을 강타했습니다. 22일 오후 발생한 토네이도로 미주리 주 남서부 조플린 지역에서 지금까지 89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요. 미주리 주 뉴턴 군 당국은 현재 정확한 희생자 수를 집계할 수 없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무더기 시신들이 발견되고 있는 만큼 사망자는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 짧은 시간에 또 다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재산 피해 규모도 적지 않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번 토네이도로 병원이나 가옥, 공공건물 등 조플린 지역의 상당수 건물들이 파손 또는 크게 손상됐습니다. 또 일부 마을에서는 전기와 전화선 등도 대부분 끊긴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해당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동원해 피해 상황을 복구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문) 미주리 주의 피해가 가장 큰 것 같은데 다른 지역들의 피해 상황도 전해주시죠.

답) 네.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도 이날 토네이도로 적어도 1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또 위스콘신 주의 라크로스 지역도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가면서 주택의 지붕이 날아가는 등 건물이 파손되고 고속도로가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21일에는 캔자스 주 동부 지역에서 주먹만한 우박을 동반한 토네이도가 발생해 적어도 1명이 사망하고 주택 20여 채가 파손됐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 살펴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 새 중동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거론해 논란이 있었는데요. 미국 내 대표적인 이스라엘 로비단체에서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나섰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 순방에 앞서 어제(22일) 미국 내 최대 친 이스라엘 로비단체인 미-이스라엘 공동문제위원회 즉, 에이팩(AIPAC)에서 이른바 1967년 국경론은 입장이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내용 들어보시죠.

“Since my position has been misrepresented several times.”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이 잘못 전달됐다며, 자신의 발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직접 나서서 1967년에 존재했던 것과는 다른 국경을 설정하기 위해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사실 지난 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었는데, 이번 연설 뒤 이스라엘 측 반응은 나왔습니까?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의 그 같은 해명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자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평화 구축을 위한 파트너”라며 “평화협상 재개 방식을 찾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에이팩(AIPAC)에서 한 연설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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