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워싱턴24시] 미국, 아시아·중동에 미사일 방어체제...오바마 마이크 밀담 논란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 정부가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도 유럽과 같은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러시아 대통령과 나눈 비공식 밀담이 실수로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경선 후보의 새로운 지지도 조사 결과, 연방대법원이 담배회사들의 항소를 기각 결정한 내용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미국이 아시아에 추진 중인 미사일 방어 체계부터 알아보죠?

답) 한반도를 포함한 극동 아시아 지역에서는 북한이, 중동 지역에서는 이란이 각각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나서는 등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데요. 이에 심각성을 느낀 미국 정부가 보다 든든한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계획에 착수했습니다. 미 국방부의 매들린 크리던 전략담당 차관보는 어제(26일) 한 국방관련 회의에서 아시아와 중동에 유럽과 같은 지역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실제 관련국들과 협상도 추진되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크리던 미 국방부 차관보는 이번 아시아 지역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을 위해 한국과 일본, 또는 일본과 호주 등 2개의 3자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크리던 차관보는 만일 이들 지역에 미사일 방어 체계가 구축되면 북한과 이란의 인접국에 대한 위협을 방지할 수 있고 이들 두 나라가 혹시 장래에 개발할지 모를 장거리 미사일로부터 미국을 방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좀 전에 유럽의 미사일 방어 체계와 같은 방식으로 추진된다고 하셨는데, 어떤 것이죠?

답) 유럽의 미사일 방어 체계는 현재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요격용 미사일이 설치돼 있고요. 터키에는 레이더 장비가, 스페인에는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춘 이지스 구축함 등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레이더로 적의 미사일 공격을 정확히 탐지하고, 만일 발사가 이뤄지면 요격용 미사일로 공중에서 폭파시키는 전략인데요. 이를 해상에서 구축함이 보강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아시아 지역에도 이와 같은 방식의 방어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문) 그런데 아시아에 미국의 화력이 집중된다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과 자칫 군사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답) 맞습니다. 크리던 차관보 역시 그 점을 우려했는데요. 아시아와 중동에 지역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러시아나 중국과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이란만을 겨냥한 방어 체계라는 사실을 중국과 러시아가 곧이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점을 시인했는데요. 아시아에는 아직 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미국과의 동맹체제가 존재하지 않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서울에서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했었는데,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밀담 내용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죠?

답) 오바마 대통령이 회의장에서, 방송장비인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과 관련해 러시아에 양보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 뒤 공화당으로부터 정치적 공세를 받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도중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 상황으로 인해 국방이나 무기 감축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이번이 나의 마지막 선거다. 선거가 끝나면 좀 더 유연해질 수 있다”고 말한 부분입니다. 지금은 선거와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해서 어쩔 수 없지만 만일 재선에 성공하면 양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고, 분명히 비밀로 나눈 말 같기는 한데, 공화당 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겠군요?

답)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공화당 측이 즉각 발끈하고 나섰는데요. 특히 공화당 대통령 경선 후보들에게 아주 좋은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공화당 경선 후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에 구축하려는 미사일 방어 체제와 관련해, 선거 이후 러시아에 양보하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라며 일제히 비난했습니다. 후보들은 또 재선 이후에 어떻게 유연성을 갖겠다는 것인지 그 속셈을 낱낱이 공개하라고 압박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입장입니까?

답) 문제가 불거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 미사일 방어 체제를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국방부나 의회와 논의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대통령이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고 민주-공화 양당의 지지를 받을 때만 가능하다며 선거 뒤에 러시아에 양보할 것이라는 관측을 부인했습니다. 또 미 백악관도 진화에 나섰는데요. 오바마 행정부는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럽에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여러 장애 요소들을 감안할 때 여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문) 다음은 미국내 정치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의 지지도 조사가 간간히 이뤄지고 있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롬니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답) 그렇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트 롬니 전 주지사와 오바마 대통령간의 전국 지지도 현황이 대선을 앞두고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는데요. 근소한 차이로 앞서던 오바마 대통령이 롬니와의 격차를 더 벌려놨습니다. 미국의 서폭대학교가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전국의 성인 1천7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가상 대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47%의 지지를 얻어 37%에 그친 롬니 후보를 10%차로 따돌렸습니다. 참고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과의 가상대결에서도 49%대 37%로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 상대 경쟁 후보와 이제 두자리수까지 벌어졌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가 최근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 전문가들은 최근 공화당 경선이 장기화하면서 후보들끼리 서로 치열한 공방을 계속 벌인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서폭대 정치조사센터 소장은 공화당 주자들이 경선 과정에서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며, 결국 이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좀 전 조사 결과는 가상 대결에서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를 묻는 물음이었고, 호감도 조사는 별도로 이뤄졌다고요?

답) 사실 호감도에서는 차이가 더 벌어졌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2%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반면에 비호감이라는 응답은 43%에 그쳤는데요. 롬니 후보의 경우는 호감도가 더 낮아서 38%, 비호감 응답 비율은 44%로 나타났습니다. 지지도를 떠나 국민들로부터 호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대통령 예비 후보로서 큰 약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 설문조사 관련 소식 한가지만 더 보죠. 최근 미국인들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죠?

답)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데요. 시신에 소변을 보는 동영상, 코란 소각 사태, 그리고 민간인에 대한 총기난사 사건까지 불미스런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를 의식한 듯 미국인들의 아프간 전쟁에 관한 여론이 꽤 좋지 않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과 CBS 방송이 공동으로 아프간 전쟁에 관해 설문을 조사했는데요. 전쟁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9%를 차지해 지난해 11월 같은 조사에서의 반대 응답 53%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문) 비슷한 설문 조사가 여러 곳에서 실시된 모양인데, 대부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ABC 방송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아프간 전쟁에 반대하는 미국인 응답자의 비율이 60%로 나왔습니다. 또 아예 당장 철군을 실시해야 한다는 견해도 많았는데요. 퓨리서치센터의 설문에서는 57%가 미군이 아프간에서 최대한 빨리 철수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갤럽과 USA 투데이 신문의 조사에서도 아프간 철군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는 대답이 50%를 차지했습니다.

문) 이번 설문에서 정당 지지도에 따른 차이도 있었습니까?

답) 특이한 점은 비교적 아프간 전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공화당 지지자들도 반대하는 의견이 높아졌다는 점인데요. 앞서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60%가 전쟁에 반대한다고 답해서 4개월만에 20%가 더 늘었습니다. 다만 미군의 철군 시기와 관련해서는 아프간이 안정될때까지 더 주둔해야 한다는 의견은 공화당 지지자가 민주당이나 무당파에 비해 더 많았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미 연방대법원이 담배 회사들의 거액 배상 판결에 대한 항소 사건을 기각했군요?

답) 수십년간 미국 담배를 피운 뒤 폐암으로 숨진 남편을 대신해 소송을 제기한 부인에게 법원은 1심에서 2천83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었는데요. 담배회사가 이에 크게 반발하며 항소를 제기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소송의 주인공은 폐암으로 숨진 베니 마틴씨의 부인 마틸드 마틴씨였는데요. 마틴 부인은 1995년에 남편이 폐암으로 사망한 원인이 장기간 피운 레이놀즈사의 럭키 스트라이크 담배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009년에 플로리다주 법정에서 승리한 바 있습니다.

문) 대법원이 항소를 기각한 이유는 뭐라고 밝혔나요?

답) 쟁점이 됐던 부분은 현재는 모든 담배 포장지에 경고 문구가 표시돼 있지만 숨진 베니 마틴씨가 담배를 피울 당시인 1940년 이전만 해도 그 같은 문구 표기는 의무사항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 배심원단은 담배를 제조한 레이놀즈사에 66%의 책임이 있고 마틴씨에게는 34%만의 책임이 있다고 평결한 것입니다. 대법원에서 항소가 좌절됐기 때문에 레이놀즈사는 꼼짝없이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는데요. 미국에서 담배 관련 소송은 현재 수천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담배회사들은 이번 결정이 현재 진행중인 자신들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