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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이모저모] 북한 태권도 시범단 공연을 계기로 본 미국 내 태권도 열풍


매주 주말 화제성 소식으로 여러분을 찾아 가는 ‘뉴스 이모저모’ 시간입니다. 미국을 방문했던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미국 관중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세 차례 공연을 모두 마치고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북한 시범단이 성공적인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만큼 태권도가 미국 내에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인데요, 미국 내 태권도 열풍에 대해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미국에서 학교 수업이 끝난 후에 하얀 도복을 입고 태권도장으로 가는 어린이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그 만큼 태권도가 인기가 많다는 얘기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태권도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곳곳에 많은 태권도장이 있는데요,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 안에 무려 10개가 넘는 태권도장이 있을 정도입니다. 미 전역에는 최소한 1만 개 이상의 도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한인 사범들이 주축인 일부 태권도 단체들은 미국에 3만 개의 도장과 5천 명의 사범, 그리고 5백만 명의 태권도인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태권도는 일본의 공수도나 중국의 쿵푸 같은 다른 무술보다 더 늦게 미국에 소개된 무술인데요, 그런데도 더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미국인들이 태권도와 함께 소개된 태권도 문화에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권도가 단순히 신체만을 건강하게 하는 무술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단련할 수 있는 무술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많은 미국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이유는 태권도가 다른 어떤 무술보다도 정신적인 면과 사람 됨됨이를 강조하는 무술이기 때문인데요, 태권도를 통해 참을성과 배려심, 집중력과 절도 있는 행동, 어른에 대한 공경과 자신에 대한 책임감, 술·담배·마약을 멀리하게 해주는 힘 등을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 태권도가 미국 어린이나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자녀들이 태권도를 배우면서 생활습관과 행동양식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미국 부모들이 많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태권도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하는 미국 공립학교가 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동네 태권도장 중심의 태권도가 미국 공교육 체육교과 과정으로 편입되고 있습니다.

태권도가 처음으로 미국 공교육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1년인데요, 지금은 미국 동부지역에서만 태권도를 가르치는 학교가 70개를 넘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태권도는 또한 한국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죠?

답) 네,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적 상품들을 한류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이미 50년 전부터 미국에서 한국을 알려 온 태권도는 한류 1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모든 태권도장에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함께 한국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또 태권도 도복에도 태극기가 부착돼 있습니다. 또한, 태권도장 내에서는 한국어가 공식 언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차렷’이나 ‘태권’ 같은 구호들이 한국말 그대로 사용되고 있고요, 태권도를 어느 정도 배운 미국인들은 대부분 한국말로 하나부터 스물까지 셀 수 있습니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해서도 알고 한국말을 배우게 되는 것인데요, 태권도가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에게 한국과 한국 문화를 알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문) 자녀들이 태권도를 배우면서 부모들도 자연스럽게 태권도와 한국에 대해서 알게 되는 이중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어린이들만 태권도를 배우는 것은 아니죠?

답) 그렇습니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는 주로 어린이들만 태권도를 배우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미국에서는 태권도를 배우는 성인들도 많습니다.

미국의 의회의원들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는데요, 탐 폴리 전 미 하원의장을 비롯한 3백여 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미국 태권도계의 대부로 불리는 이준구 사범에게 태권도를 배워 검은 띠를 땄습니다.

이들 의원들이 미 역사상 최초로 공화당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 간의 겨루기 대회를 열었고, 이 대회가 CNN 방송 등을 통해 미 전국에 중계되기도 했습니다.

문) 태권도를 배운 것으로 알려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준구 사범의 제자 가운데 한 명인가요?

답)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으로 재직할 때 시카고에서 태권도를 배웠는데요,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스승은 한국인에게 태권도를 배운 미국인 사범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4년 가까이 태권도장을 다녔고, 5급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9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태권도복과 검은 띠를 선물 받고는 힘찬 앞지르기 동작을 취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문) 그렇군요. 미국에 태권도가 처음 소개된 것은 언제인가요?

답) 이제 미국 태권도는 5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요, 미국에 처음 태권도가 소개된 것은 1950년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어 1960년대 들어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인 태권도 사범들이 하나 둘씩 태권도장의 문을 열면서 태권도가 본격적으로 미국에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피나는 노력과 땀으로 미국 전역에 태권도장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고, 태권도는 더욱 활기를 띠면서 계속 빠른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문) 최근 들어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경기침체의 여파로 미국인들의 가계수입이 줄면서, 태권도 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었고요, 그 때문에 문을 닫는 태권도장들도 생겨나는 등 일부 침체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태권도는 공수도나 쿵푸 같은 미국 내 다른 무도에 비해서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매주 주말 화제성 소식을 알아보는 ‘뉴스 이모저모’ , 오늘은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공연을 계기로 미국 내 태권도 열풍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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