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는 최근 갱신한 북한이탈주민 (탈북자) 입국 현황에서 올해 1분기에 입국한 탈북자가 여성 247 명, 남성 119 명 등 총 366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600 명이 입국한 지난 해 같은 기간 보다 규모가 크게 감소한 겁니다.
미국 역시 탈북 난민의 입국 규모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4일 갱신한 난민 입국현황 통계에서 올해 회계연도인 지난 해10월부터 4월 말까지 7개월 간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은 4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해 10월에 2명, 올해 1월에 2명이 각각 입국한 것이 전부라는 겁니다.
같은 기간 버마 난민은 6천 935명, 부탄 7천 218명, 중국 24 명 등 총 2만 6천 명 이상의 난민이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지난 2006년 탈북 난민을 처음 수용한 이후 이렇게 입국 규모가 적은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전체 입국 규모가 8명으로 가장 적었던 2008-2009 회계연도에도 4월 말까지 6명이 입국했었고, 지난 해에는 같은 기간에 19 명이 입국했었습니다.
탈북자 지원단체들은 탈북자 입국 규모가 줄어든 배경에 분명하고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인권개선모임의 김희태 사무국장은 4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지난 해 이후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들의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희태 국장]“국경 경비의 강화를 통해서 소위 말하면 기획을 해서 오려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오기가 쉽지 않은 거죠. 김정일이 사망하면서 아무래도 지레 겁을 먹고 이런 애도기간에 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안내 브로커들이 일시 중단한 측면도 있습니다.”
김 국장은 한국에 이미 정착한 탈북자가 북한의 가족을 데려오는 가족형 탈북자의 규모가 감소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 2만 5천 명 가운데 1만 명이 이미 정착한 탈북자들이 불러온 가족이기 때문에 추가로 북한을 탈출할 가족들이 적어졌다는 겁니다.
한국의 대북 기독교선교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 대표 천기원 목사는 중국 내 이동이 힘들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우선은 중국 내에서 움직이는 게 제약이 너무 심하니까. 지금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신분증이 없으면 기차표를 못 사니까. 기차로 움직이는 것은 어렵다고 봐야 하고. 버스 역시 검문이 심하니까. 중국 내에서의 이동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발길이 거의 끊기면서 탈출 경로가 대폭 제한됐다는 겁니다.
천 목사는 특히 중국과 북한 당국의 인신매매 단속과 처벌 강화로 북한에서 중국으로 팔려가는 여성들의 규모가 크게 감소한 것도 탈북자 입국이 줄어든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가을 이후 중국에서 탈출을 도와달라며 이 단체에 전화하는 탈북 여성들의 규모가 크게 줄어든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화상채팅하는 여성들이 중국에서 상당히 줄은 것으로 알아요. 작년 10월부터 갑자기. 보통 일주일에 서 너 명씩 연락도 오고 여기 들어와 있는 여성들이 자기들과 있었던 동생들하고도 연락하고 했었는데. 그 게 확 줄어서 지금 화상채팅 하는 여성들에게서 연락이 굉장히 드물어요.(요즘에는 한 달에 대 여섯 번이 전붑니다)”
중국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해 7월 공안당국이 인신매매 척결을 목표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7월에만 용의자 수백 명을 체포했으며, 2009년 4월부터 시작된 특별단속으로 2년 3개월간 3만 9천 건 이상의 인신매매를 적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탈북자 지원단체들은 북한 여성들 사이에 중국 내 인신매매 실태에 대한 정보가 확산된 것도 탈북자 감소의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에 가면 부자와 결혼하거나 취직을 할 수 있다는 브로커들의 속임수가 북한 여성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게다가 북한 당국이 인신매매 중개인들을 체포해 일부를 공개 처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직망이 상당히 움츠러 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북한을 탈출하는 탈북자 규모가 감소하면서 중국 내 중개인들 사이에 경쟁이 붙어 한국행 탈출 비용이 내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체들과 중개인들에 따르면 4월 현재 북한에서 중국까지는 미화 1천 7백 달러에서 2천 6백 달러, 중국에서 한국까지 가는 비용은 8백 달러에서 1천 4백 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북한인권개선모임의 김희태 국장은 지난 4일 현재 태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는 탈북자가 70명에 불과하며, 대기기간도 한 달 미만으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평균 2-3백 명이 대기하던 과거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김 국장과 천 목사 등 탈북자 지원단체들은 북한과 중국 상황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탈북자 규모는 앞으로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희태 국장]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은 2009년에 정점을 찍었고 계속해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한 2 천 명 정도 오지 않을까.”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2천 737 명에 달했으며, 미 국무부는 2011 회계연도에 탈북 난민23명이 미국에 입국했다고 밝혔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