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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북한 미국에 대화 신호”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자료사진)

식량 지원 문제와 관련한 북한 외무성의 입장 표명은 미국과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외무성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한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1일 미국이 식량 지원의 규모와 품목을 당초 논의됐던 바와 달리 대폭 변경했다며, 미국이 과연 북한과 신뢰를 조성할 의지가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욕의 민간단체인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는 북한이 식량 지원과 우라늄 농축 중단이 연계돼 있다고 밝힌 사실에 의미를 뒀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을 경우 비핵화 사전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음을 내비쳤다는 겁니다.

시걸 박사는 북한이 식량 지원의 규모와 품목이 대폭 변경된 것을 문제 삼고 있지만, 타협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습니다.

미 해군 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재개할 뜻을 밝힌 것은 분명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이 먼저 식량 지원과 관련해 양보를 해야 대화 재개에 응할 수 있다는 게 북한의 기본입장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북한이 공을 미국으로 넘긴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내적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약하게 보이지 않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고스 국장은 분석했습니다.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반대하는 군부나 당 내 세력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북한 외무성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겁니다.

식량 지원과 관련한 북한 외무성의 주장은 미국 정치권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의회 관계자는 대북 협상에 반대하는 공화당 측의 반발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의 반발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던 만큼, 북한으로부터 핵 활동과 관련한 양보를 얻어내기만 한다면 오바마 행정부가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볼 때 미국이 식량 지원의 품목은 바꾸지 않더라도 지원 규모를 늘려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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