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외교협회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연구원은 미국과 북한이 동시에 발표한 이번 합의를 ‘제한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미국 외교협회 스캇 스나이더 연구원] “LIMITED PROGRESS…”
이번 합의는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미-북 양측이 2009년 상황으로 돌아가 북한 핵 문제를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씨도 현 상태에서 진전 여부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합의는 일단 실행에 옮겨 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 대학 연구원] “WE HAVE TO WAIT AND SEE…”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미 남부 조지아 대학의 박한식 교수는 이번 발표가 미-북 관계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지아 대학 박한식 교수] “변화가 있겠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볼 때 이것이 터닝 포인트 (전환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미-북 합의가 북한 김정은 체제의 첫 대외 행보라는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김정은 정권이 경제적, 정치적 필요에 따라 미국에 접근하려는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 “STANDING GUIDE LINE SOMETHING NEW REGIME..”
한반도 전문가인 켄 고스 국장은 북한 당국이 4월 태양절 행사를 앞두고 식량 등 뭔가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을 내세워 미국에 접근하려는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이번 발표를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양국이 이번 합의를 통해 서로 ‘이익의 균형’을 이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미국이 북한에 24만t의 영영식품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우라늄 농축과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잠정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복귀라는 반대급부를 얻은 것은 작은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포드 대학 연구원] “WHAT UNITED STATES GOT…”
전문가들은 북한에게도 이번 합의는 손해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우선 김정은 정권은 24만t의 식량을 확보해 올해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미국과의 문화, 체육 교류 등을 통해 평화무드를 조성하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정은의 권력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조지아 대학의 박한식 교수는 미-북 관계가 단기적으로는 핵 동결과 식량 지원, 6자회담 재개 등의 흐름을 타고 화해국면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조지아 대학의 박한식 교수] “2012년이 중요한 해인데 이 해에는 6자회담도 열리고 장족의 발전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또다른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언제든지 깨지고 핵 문제와 미-북 관계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의 말입니다.
[녹취: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 “LOOKS LIKE NORTH KOREAN TIME STALLING..”
북한은 과거에도 미국과 비핵화에 합의해 놓고 이를 파기한 적이 많았으며, 이번 합의도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적 변화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또 실행상의 문제로 인해 이번 합의가 파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에도 미-북 양측은 비핵화를 위한 제네바 합의나 9.19 공동성명 등에 합의했지만 이후 북한 측의 합의 위반이나 대북 중유 제공 등의 문제가 불거져 파기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북 간 이번 합의를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핵 문제를 풀 새로운 출발점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라는 종착점에 도달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미 전문가 “미-북 합의, 제한적 진전”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미-북 간 합의를 '제한적인 진전'으로 보면서도 '실행해 볼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꽉 막힌 북한 핵 문제의 교착상태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