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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미-북 관계 북한의 사전조치에 달렸다”


미국과 북한이 미군 유해 발굴 회담과 함께 민간 차원의 학술 세미나를 열고 있습니다. 미-북 양국이 2차 미-북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공식, 비공식 접촉을 하고 있는 것인데요. 최원기 기자와 함께 미-북 접촉의 배경과 전망을 살펴봅니다.

문) 지난 주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 미국과 북한간 대화와 접촉이 활발해지는 분위기인데요. 현재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회담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답) 크게 3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다음 주로 예정된 제2차 미-북 고위급 회담이 있고요. 태국 방콕에서는 어제 (18일)부터 두 나라 당국자가 참석한 가운데 6.25 전쟁 중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 재개를 위한 회담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간 차원의 행사이긴 합니다만, 미 남부 조지아 대학에서는 지난 17일부터 한반도 문제를 주제로 남북한과 미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학술 세미나가 열리고 있습니다.

문) 아무래도 가장 주목할 것은 미-북 고위급 회담일 텐데요. 회담 날짜가 정해졌나요?

답) 아직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다음 주 초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립니다. 해외 언론들은 24일과 25일, 또는 25일과 26일, 이렇게 이틀 일정으로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과 북한의 이번 고위급 회담에는 누가 참석하게 되나요?

답) 지난 7월 뉴욕에서 열렸던 1차 고위급 회담 참석자들이 대부분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사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시드니 사일러 한국, 일본 담당관, 그리고 국무부의 에드가드 케이건 부차관보 등이 나왔고, 북한 측에서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리근 미국국장 등이 참석했는데요. 이번에도 비슷한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회담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전문가들은 ‘북한 하기에 달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복귀 등의 사전조치를 취하거나 약속할 경우 회담이 잘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회담을 위한 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요. 여기서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마이클 그린 씨는 미-북 회담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회담에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문)태국 방콕에서는 6.25 전쟁 중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 재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북 당국 간 회담이 열리고 있는데요, 회담 결과가 나왔나요?

답) 아직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 내용으로 미뤄볼 때 미-북 양측이 유해 발굴을 재개하기로 합의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2006년에 발굴 작업을 중단하면서 안전상 문제를 이유로 들었었는데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어제 (18일) 언론에, 미군이 북한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해도 안전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담은 양측의 입장 조율이 길어질 경우 내일 (20일) 까지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정부 당국간 회담은 아니지만, 미국 남부에 있는 대학교죠, 조지아 대학에서는 북한 대표가 참석한 학술 세미나가 열리고 있지 않습니까?

답)네, 조지아 대학은 17일부터 한반도 문제를 주제로 남북한과 미국 전문가들이 참석한 학술 세미나를 열고 있는데요. 북한은 이 행사에 리종혁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9명을 파견했습니다. 리종혁 부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북-남 관계와 함께 조-미 관계도 아직 응당한 전진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조선반도의 평화를 수호하고 평화통일을 이룩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시종 일관합니다.”

문) 리종혁 부위원장은 북한 당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미-북 간에는 이산가족 서신 교환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답)네, 이 것은 지난 5월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과 합의한 것인데요. 그 후 미국의 적십자와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 등이 나서

미-북간 이산가족 서신 교환 시범사업에 참가할 이산가족 선정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따라서 이 작업이 끝나면 서신 교환이 조만간 이뤄질 전망입니다.

문)그동안 간헐적으로 이뤄졌던 미-북 접촉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이런 움직임의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문)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음 주로 예정된 2차 미-북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북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미군 유해 발굴 회담과 학술 세미나 등을 통해 미국의 의중을 떠보고 분위기를 파악하려 한다는 겁니다. 아울러 식량난 등으로 외부세계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북한이 대규모 지원을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미국과 북한이 최근 다양한 수준에서 접촉을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그 배경과 전망 등을 알아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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