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부가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 중인 가운데 북한 정치범 관리소의 실체를 고발하는 행사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3일 전세계 40여개 인권단체가 ‘특별절차’를 통해 유엔의 관리소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습니다. 또 오는 10일에는 관리소 폐쇄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워싱턴에서 열립니다.
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지금이 국제적인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북한 정부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중대한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I think that this is a critical time. I think that we have.."
김일성의 100회 생일을 맞아 과연 북한 정부가 주장하는 강성대국의 실체와 북한의 현주소가 어떤지를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 모두에게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겁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아랍의 봄’으로 장기 독재정권들이 무너지고 버마에서는 군사정부가 개혁개방을 시도하며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데 북한만 시대착오적으로 관리소를 운영하며 공포정치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마에서는 최근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야당 인사들이 대거 국회의원에 당선됐는데, 북한은 오히려 지난 10년 간 정치범 관리소의 규모를 확대하는 등 잔혹한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다음 주 북한의 관리소에 관한 새 보고서를 발표하는 인권전문가 데이비드 호크 씨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를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호크] “International recognition that North Korea is committing crimes against humanity .."
전직 워싱턴포스트 신문 기자인 블레인 하든 씨가 펴낸 ‘14호 개천관리소에서의 탈출’ 과 자신의 보고서, 그리고 북한 반인도 범죄 철폐 국제연대 ICNK의 유엔 청원서는 관리소의 실체를 부인하고 있는 북한의 주장을 억제할 수 있는 증거물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호크 씨는 지난 2003년 정치범 관리소의 실체를 처음으로 조사한 ‘감춰진 수용소-The Hidden Gulag’ 을 발표해 주목을 받은 데 이어 다음 주 제 2판을 새롭게 발표할 예정입니다.
호크 씨는 9년 전 3천 명에 불과하던 한국 내 탈북자 수가 지금은2만 3천 명으로 늘어 관리소 출신 탈북자들 가운데 60명의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2002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관한 로마규약이 발효되면서 반인도적 범죄를 국제법적으로 명료화하는 체계가 완성돼 관리소의 인권 유린을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호크 씨는 이런 배경 때문에 유엔이 특별절차를 통해 관리소에 대해 공동 조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호크] “It’s rare for the special rapporteurs.."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각 분야의 특별보고관들이 공동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지만 과거 미국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를 조사해 공동 발표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관리소에 대한 명백한 증거들로 미뤄볼 때 유엔이 절차를 밟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We have satellite photos. They are actually.."
관리소를 촬영한 선명한 위성사진들, 사진 속 숙소와 작업장, 공개처형장 등 시설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탈북자들의 일치된 증언, 지속적인 인권 유린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유엔의 특별절차에 부합한다는 겁니다.
그레그 총장은 북한 정부가 국제사회의 이런 움직임을 인식해 관리소의 실체를 인정하고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