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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첫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 성 김 - 중 1때 이민온 1.5세


Sung Kim
Sung Kim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제 (27일) 미 의회 상원에 한국계 미국인인 성 김 6자회담 특사를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한 사실을 통보했습니다. 성 김 특사가 상원의 인준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미국과 한국이 수교한 지 12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계 미국인 대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김영권 기자가 성 김 지명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난 2008년 9월 10일 대사급 외교관 지명자들에 대한 상원 인준청문회장. 인준을 받기 위해 청문회에 출석한 3 명의 지명자 가운데 검은 머리와 짙은 눈썹의 반듯한 아시안 남성이 처음으로 입을 엽니다.

“Few Asian-Americans have had the opportunity to serve the United States as an Ambassador.”

아시아계 미국인들 가운데 대사를 지낸 사람이 많지 않은데 자신이 그런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라고 말하는 성 김 6자회담 대표. 동방예의지국 출신답게 인사 첫 머리에 어머니를 언급하며 감사의 표현을 잊지 않습니다.

“I would like to take a moment to recognize my family because without their support…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서 아들을 축하하기 위해 온 홀어머니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고, 그 옆에는 한국 출신의 부인 재(Jae) 씨와 두 딸 에린, 에리카가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가장의 인준청문회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대사급 외교관 직위에 올랐던 성 김 특사가 다시 최초의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로 공식 지명됐습니다. 192년 전인 1882년, 미국과 한국이 첫 수교를 맺은 이후 처음으로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가 탄생하게 된 겁니다.

성 김 지명자는 특히 한국에서 태어나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를 따라 태평양을 건너 온 이른바 1.5세 이민자 출신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올해 51살인 성 김 지명자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자랐습니다. 미 동부의 명문 펜실베이니아 대학과 로욜라 법률대학원을 졸업한 뒤 영국 정경대학에서 수학했으며, 검사 생활을 하다 외교관으로 변신했습니다.

김성용이란 한국 이름을 갖고 있는 성 김 지명자는 이후 일본과 말레이시아, 홍콩 등지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으며 2003년에는 서울의 미국대사관에서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습니다.

평범한 외교관이었던 성 김 지명자는 2006년 국무부 한국과장을 맡아 북 핵 문제에 관여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등 상관들은 한반도에 관한 성 김 지명자의 해박한 지식과 한국어 구사 능력 등을 신뢰해 그에게 북 핵 협상의 실무를 맡겼습니다.

성 김 지명자는 이후 북한을 자주 오가며 북 핵 협상을 챙겼고 2008년 6월에는 미국 대표로 영변에 들어가 핵 시설의 냉각탑 폭파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냉각탑 폭파는 북한의 핵 불능화 과정에서 중요한 조치”라고 말하는 성 김 지명자의 모습은 냉각탑 폭파 장면과 함께 전파를 타고 전세계에 방영됐습니다.

성 김 대사는 이후 힐 차관보의 뒤를 이어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에 올랐고 직위도 대사급으로 격상됐습니다.

“I think duration of the whole verification effort..

국무부에서 북 핵 관련 실무 브리핑은 그가 전담했고, 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 역시 그의 몫이었습니다.

백악관의 주인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서 바락 오바마 대통령으로 바뀐 이후에도 성 김 지명자에 대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신임은 계속 유지됐습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성 김 지명자가 한반도 문제에 정통할 뿐아니라 한국인들의 정서까지 이해할 수 있는 미국 내 얼마 되지 않는 외교관이기 때문에 주위의 신뢰가 높다고 말합니다.

일부 언론들은 또 성 김 지명자가 부친의 폐암 간병을 위해 1년 간 휴직할 정도로 효성이 높으며 겸손한 인품까지 갖췄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부인과 집안에서 한국말로 대화하고 된장찌개 등 한국 음식을 즐겨 먹는 성 김 지명자의 일상을 친근감 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역대 최상으로 평가 받는 두 나라 동맹관계의 미래를 상징할 인물로 오바마 대통령이 성 김 지명자를 선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성 김 지명자는 서울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상원의 인준을 무난히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초란 수식어를 계속 바꾸고 있는 성 김 지명자가 서울에서 과연 어떻게 미국의 국가이익을 챙기며 미-한 동맹관계를 발전시켜 나갈지 관계자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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