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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말 소매판매 증가


미국의 연말 소매판매가 지난 해에 비해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경기불황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서 내년에는 경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문)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있다는 신호가 또 나타났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이 이번 성탄절을 맞아 금융 위기 이전 수준보다 더 많이 지출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통 미국 소매상들에게는 추수감사절부터 연말까지가 한 해 장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11월 초부터 12월 25일 성탄절까지 기간 동안 미국의 소매 판매액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6%나 급락했지만 지난 해에는 4%, 그리고 올해는 5.5% 늘었습니다. 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겁니다. 금액으로는 지난 2007년보다 2백억 달러 정도 늘어난 5천 8백40억 달러의 판매 실적을 올렸습니다.

문) 전문가들도 이런 판매 실적을 예상했습니까?

답) 최근 들어서 미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신호들이 나타났기 때문에 올해 판매 실적이 좋을 거라는 예상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나타난 결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미국 전국소매연합이나 시장조사 기관들은 3%에서 4% 정도의 증가세를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5%가 넘은 겁니다.

문) 주로 어떤 물건들이 많이 팔렸습니까?

답) 연말에 선물용으로 특히 잘 팔리는 의류와 보석, 가방 같은 품목은 판매 실적이 아주 좋았고 가구들도 판매가 약간 늘었습니다. 특히 가구는 지난 4년 동안 판매가 계속 줄어들었던 품목이기 때문에 의미가 큽니다. 전에는 일부 품목의 판매가 늘면 다른 품목들은 줄어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에 골고루 판매가 늘어서 그만큼 미국 경제가 탄탄하게 회복되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성탄절 연휴 기간에 때마침 미국 서부에는 물난리가 나고 동부에는 폭설과 한파가 닥쳐서 연말 매출에 영향이 있었을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때아닌 폭설과 물난리로 연말 연휴가 엉망이 된 사람들이 많았죠. 상점들이 내놓은 성탄절 할인상품들을 구경도 못하고 집안에 갇혀 있었는데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연말 장사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연말이나 내년 초로 물건 사는 시기가 좀 늦춰지는 효과는 있어도 연중 할인 폭이 제일 큰 이 때를 소비자들이 놓치지 않을 거라는 거죠.

문) 올해 들어서 이렇게 소비자들이 지갑을 활짝 열고 있는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군요. 어떤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까?

답) 우선 주식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점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주가지수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의 씀씀이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소득층이 주식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고가의 보석과 의류 판매점들이 최근 들어 큰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산층들도 주식시장에 투자한 연금이 불어나면서 지갑을 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습니다.

문) 그밖에 또 어떤 요인이 있을까요?

답) 금융 위기가 터진 뒤 몇 년 동안 꾹 눌려왔던 소비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 동안 참을 만큼 참지 않았느냐, 이제는 좀 돈을 써도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이런 생각이 중산층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거죠. 여기에 편승해서 올해 소매상들이 공격적인 판매전략에 나선 것도 상승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문) 소매상들이 어떤 판매전략을 썼습니까?

답) 보통 11월 말 추수감사절을 전후로 큰 폭의 할인판매를 하는데 올해는 이보다 몇 주 더 일찍 대대적인 할인판매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판매할 때는 배송료를 아예 안 받는 곳이 많았습니다.

문) 경기 회복의 조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런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연말이 지나고도 소비자들이 꾸준히 지갑을 열지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아직 고용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경기에 민감한 주택시장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가을 기준으로 미국 주요 대도시들의 집값이 1년 전에 비해 대부분 떨어진 것도 경기 회복을 자신할 수 없게 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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