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조은정 기자. 국제적십자사가 북한 홍수 사태에 대응해 각국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요?
답) 예. 국제적십자사와 조선적십자회는 올 여름 홍수 사태에 대응해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프랜시스 마커스 국제적십자사 아시아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마커스 대변인은 국제적십자사의 내부 정보망인 “재난관리 정보시스템 DMIS에 따르면 ‘지원 요청’이 계획돼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결정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문) 내부적으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군요. 국제적십자가 ‘지원 요청’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입니까? 최근에 적십자는 북한 수해 지원을 위해 특별예산을 집행하지 않았습니까?
답) 예. 적십자는 지난 2일 북한 수해복구 특별 지원자금으로 약 59만 달러를 집행했습니다. 이 자금으로 황해남북도와 함경남도의 수재민들에게 긴급 구호물품 3천 76세트를 분배했는데요. 이는 자체자금으로 수재민들을 지원한 것이고요, ‘지원 요청’이 이뤄지면 이와는 별도로 추가로 국제사회로부터 기부를 받게 됩니다.
문) 그만큼 북한의 수재 상황이 심각하다는 반증일 수도 있는데요. 적십자가 근래 국제사회에 대북 수재 지원을 위한 특별 자금모금을 한 게 언제였나요?
답) 예. 2007년 8월 말에 적십자가 북한의 대규모 홍수에 대응해 ‘긴급 지원요청’을 발동했었는데요, 당시 약 5백20만 달러를 모금해 3백70만 명에게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수혜자 수나 자금 면에서 1990년대 중반 이래 적십자의 대북 지원으로는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북한에서는 이후에도 해마다 홍수가 일어났지만 2008년부터 지난 해까지는 적십자가 자체 자금으로 대응했습니다.
문) 이번 여름 홍수로 인한 북한의 피해는 어느 정도로 집계되고 있습니까?
답)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30여명이 사망하고 1만5천8백 여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또 4만8천 여 정보의 논과 밭이 침수, 매몰, 유실됐고 산 사태로 철길 노반이 파괴되는가 하면 6천9백여 m의 다리와 도로가 끊어졌습니다. 국제적십자사도 북한 당국이 제공한 자료를 인용해 같은 내용의 피해 상황을 전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 곳곳에서 가옥과 다리, 도로 피해가 심각한데요. 북한 당국은 한국 정부에도 시멘트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습니까? 적십자를 통해서도 국제사회에 시멘트와 철근 공급을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까?
답) 네. 이에 대해서는 프랜시스 마커스 국제적십자사 아시아 대변인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적십자는 수해 복구나 재건 활동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긴급지원 요청을 발동하더라도 건축 자재를 북한에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마커스 대변인은 지난 2007년 긴급지원 요청을 발동했을 때도 적십자가 재건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며, 재건은 북한 당국이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적십자는 긴급 구호물품과 식수 공급 등에 주력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는 얘기군요. 이미 황해남북도와 함경남도의 수재민들에게 긴급 구호물품 3천 76세트가 분배되고 있죠?
답) 예. 국제적십자사 소속으로 평양에서 재난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카말 니라울라 씨가 자신이 직접 목격한 개성 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나라울라 씨에 따르면 개성 주민인 리병숙 씨는 7월 13일 밤 폭우가 쏟아질 때 가족들과 함께 무사히 대피했지만, 집과 함께 모든 자산이 비에 쓸려 내려갔습니다. 다음 날 협동농장 관리위원회 측에서 며칠 분 식량을 리 씨에게 전달했고요. 조선적십자회는 식량을 제외한 구호물품 즉, 주방용품, 식수통, 식수정화제 등을 전달하고 방수비닐막으로 임시거처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조선적십자회 개성시 지부 위원장인 김용문 씨는 “수재민 뿐아니라 일반 주민들 모두에게 식량 부족이 큰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문) 올 여름 북한에서 비가 얼마나 많이 왔나요?
답) 한국 기상청은 7월부터 8월 5일 현재까지 황해도와 함경남도 남부를 중심으로 평년보다 2~3배 이상 많은 비가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7월 한달 만 보면 강수량이 338mm로 1973년 이래38년 만에 7월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한달 강수량이 7월 26일에서 28일 단 3일 동안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8월 3일과 4일에도 황해도와 함경남도를 중심으로 100mm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집중호우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8일과 9일에도 제9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북한 서해안 일대에는 비가 많이 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청취자들께서는 각별히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
국제적십자사가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적십자는 앞서 2007년 북한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을 당시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