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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월가 시위, 미국서 수 백명 체포


경찰과 대치중인 뉴욕의 반월가 시위대
경찰과 대치중인 뉴욕의 반월가 시위대

미국 뉴욕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내건 시위가 한달 째 계속되고 가운데, 뉴욕과 시카고에서는 수 백 명의 시위자들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금융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번 시위는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지난 15일 뉴욕 타임스 스퀘어 광장에서는 말을 탄 경찰들이 운집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작된 반 월가 시위는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We are trying to protest the entire…

뉴욕의 한 시위자는 “전체 은행업계를 대상으로 항의하고 있다”며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같은 부실은행, 주택 차압, 횡령과 같은 행위는 이제 모두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시위자는 경기 침체기에 은행들을 구제하는데 수 십억 달러를 사용해 은행들이 큰 이윤을 남긴 반면, 일반 미국인들은 높은 실업률로 고통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위대는 또한 미국에서 전 인구의 1%에 해당하는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세금을 충분히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5일 약 1천여 명의 시위대가 모인 뉴욕에서는 일부 시위자들이 시티은행을 점거하면서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이날 뉴욕에서만 모두 70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시카고에서는 폐쇄된 한 공원을 점거 하고 있던 시위대가 다음 날인 16일 새벽까지 철수하지 않자 경찰이 175명을 연행했습니다.

시위대가 ‘국제 행동의 날’로 정한 15일에는 이처럼 뉴욕뿐 아니라 시카고, 워싱턴 DC,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또 미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도 동조 시위가 열렸습니다. 시위 주최 측은 80여 개국 1천500여개 도시에서 반 월가 시위가 벌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위 규모는 유럽이 가장 커서 독일 베를린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수 만 명씩 모이고, 영국 런던과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5천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로마에서는 시위를 벌이던 시위자 수백 명 가운데 일부가 대열에서 빠져 나와 건물 유리창을 부수고 불을 지르는 등 폭력적으로 돌변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폭력 시위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습니다.

이날 시위로 로마에서는 경찰과 시위자등 70여 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20명 가량이 연행됐습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16일, 이같은 폭력행위는 시민 사회에 우려의 조짐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범법자들의 신원을 밝혀 처벌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좌파 민주당의 엔리코 레타 의원은 “로마에서의 폭력 사태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많은 젊은이들이 평화롭게 시위하면서 내건 이유들은 정당하며 폭력이 이번 시위의 배경이 된 긍정적인 사고들을 훼손시키지는 못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이번 폭력사태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폭력 시위의 주모자들을 색출해 조사할 계획입니다.

한편 15일의 시위는 미국과 유럽뿐만이 아니라,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과 한국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월가 점령 시위는 지난 9월, 일부 시민들이 미국 내 빈부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시위가 처음에는 소규모로 벌어졌지만, 시간이 가면서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세계 전역에서 까지 유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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