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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에너지원 다변화 위해 한반도 가스관 사업에 관심”


건설중인 천연가스 수송관 (자료사진)
건설중인 천연가스 수송관 (자료사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남북한을 잇는 가스관 사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앞으로 이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가스관 사업은 에너지와 경제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극동아시아 전략, 북한 핵 문제 해결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사안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러시아와 남북한을 잇는 가스관 부설사업은 이명박 한국 대통령이 자원외교 차원에서 큰 관심을 보인 사업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오는 2015년부터 30년 동안 해마다 시베리아 천연가스 7백50만t을 공급받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시장에 천연가스 수출 확대를 노리는 러시아의 입장에서 가스관 부설사업은 오랜 숙원사업입니다.

만성적인 에너지난에 빠져 있는 북한으로서도 이 사업은 매력적입니다. 미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연구원입니다.

“North Korea wants to...”

북한이 중국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고 에너지원을 다변화한다는 차원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과거보다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가스관이 부설되면 북한은 가스관 통과 수수료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협상 결과에 따라 천연가스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가스관 사업은 러시아의 극동아시아 전략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미국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입니다.

“It’s a card...”

이명박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천연가스 공급에 관한 합의를 한 만큼, 러시아로서는 가스관 사업을 외교적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그동안 러시아는 중국에 밀려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지만 가스관 사업을 매개로 한반도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한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북한과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시걸 박사는 분석했습니다.

제임스 굿비 전 미 국무부 핵 안보대사는 가스관 사업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 차원의 협력 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There always has been...”

6자회담 안에는 항상 경제적 요소가 포함돼 있었고 그 가운데 에너지 문제가 핵심이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6자회담 참가국들은 경제 에너지 지원 실무그룹을 만들어 대북 지원 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북한의 최근 가스관 사업 논의가 6자회담 재개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 연구담당 국장입니다.

“The Russians are not...”

그동안 러시아는 미국이나 한국만큼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은 만큼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를 독려한다기 보다는 경제적 이득과 영향력 확대를 핵심목표로 삼고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북한 역시 진지하게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준비하고 있는지 아직 분명치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스관 사업을 6자회담 재개와 직결시키는 건 무리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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