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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성인 남성 과반수 흡연'


오늘(31일)은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입니다. 담배는 각종 암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목숨까지 앗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성인 남성의 절반 이상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북한의 흡연 실태와 금연 대책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오늘이 ‘세계 금연의 날’인데요. 북한의 흡연률이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죠?

답) 예. 세계보건기구 WHO 평양사무소 웹사이트에는 지난 2009년 북한 당국이 WHO의 기술 지원을 받아 조사한 북한 내 흡연률 실태가 올라와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15살 이상 성인 남성의 52.3%가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흡연률은 아시아 최고 수준인데요. WHO가 지난2월 발표한 ‘비전염성 질환’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에서 2009년 사이 북한에서 매일 흡연하는 성인 남성의 비율은 53%로 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문) 세계 평균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답) WHO는 전세계 성인 남성 흡연률을 48%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52.3%로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수입이 적을수록 담배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요. WHO는 전세계 10억 명의 흡연 인구 중 80% 이상이 소득 수준이 중하위권인 나라에 산다고 밝혔습니다.

문) 흡연률이 이처럼 높은 경우에 무엇보다 건강이 우려되지 않습니까?

답) 예. WHO는 지난 3월 발표한 ‘담배로 인한 사망률 보고서’에서 북한의 30살 이상 사망 중 12%가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세계 평균과 같은 수준입니다. 질병 중에서는 특히 기관지암과 폐암으로 인한 사망의 71%가 흡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고, 나이가 들수록 흡연자들이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장년이 담배를 필 경우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문) 담배 연기가 인체로 유입될 때, 연기가 지나는 장기에 직접적인 영향이 가죠?

답) 예. 입, 코, 목, 기관지, 폐에 각종 질병이 발생합니다. 특히 암은 담배에 포함된 독성물질 때문에 발생하는데요. 담배의 독성물질은 자동차 배기가스나 살충제 성분과 같습니다.

문) 북한 당국도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금연을 적극 장려하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WHO 담배통제협약에 가입하고, 2005년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담배통제법’을 채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역 대기실과 같은 공중 집합장소, 병원, 진료소, 열차, 버스 등 운송수단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또 담배 갑에 건강위험 경고문도 명시돼 있고요. 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금연법을 잘 지키지 않는 상황입니다. 탈북 난민 신모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탈북자] “담배 피면 건강에 나쁘다고 충고 정도로 이야기 하지, 그거 가지고 벌금 매기거나 그런 건 없거든요.”

문) 북한 남성들이 특히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합니까?

답) 서울의 민간단체인 세계북한연구센터의 안찬일 소장은 북한에는 오락과 레저가 따로 없기 때문에 주민들이 담배 피는 것을 가장 즐거운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 난민 신모 씨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탈북자] “정말 담배 피는 시간이 그나마 스트레스를 좀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담배를 더욱 즐겨하고 좋아하는 거죠.”

문)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실천방안이 무엇이 있을까요?

답) 배가 고프면 담배를 피우고 싶을 수 있으니까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양치질을 자주 하고요.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고요.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하고 있습니다. 또 담배 살 돈을 저축하는 것도 금연을 위한 동기유발이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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