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박길연 외무성 부상은 지난 2010년 9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새천년개발목표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북한은 이미 주요 과업들을 달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박길연 북한 외무성 부상] “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에 무상치료제와 무료 의무교육제, 그리고 남녀평등권이 실현됨으로써 새천년개발 목표의 주요 과업들이 실현됐으며, 오늘은 그 성과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북한의 새천년개발 목표 달성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새천년개발목표는 유엔이 지난 2000년에 새 천년을 맞아 절대빈곤과 기아 퇴치, 보편적인 초등교육 달성, 성 평등과 여성 능력 고양, 영유아 사망률 감소, 산모 건강 증진, 에이즈 등 질병 퇴치, 지속가능한 환경의 보장, 개발을 위한 국제 동반자관계 구축 등 8개 분야의 목표를 설정하고 2015년까지 달성하기로 합의한 의제입니다.
아시아개발은행과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 유엔개발계획은 최근 공동으로 발표한 ‘2011-2012아시아 태평양 지역 새천년개발목표 보고서’에서, 북한은 특히 일부 분야에서 진전이 없거나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항목별로 보면, 결핵 발병률은 1990년에 10만 명 당 3백44명에서 2009년에는 3백45명으로 늘었습니다.
삼림 비율도 1990년 68.1%에서 2010년에는 47.1%로 줄었고, 기본적 위생시설 역시 1990년 59%에서 2008년 현재 여전히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현재의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15년에는 기본적 위생시설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이 1천만 명(10,212,000명) 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영유아 사망률 감소와 산모건강 증진 분야에서 2015년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항목별로 보면, 신생아 사망률은 1990년 1천 명 당 23명에서 2010년에는 26명으로 늘었고, 5살 이하 유아 사망률도 45명에서 33명으로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산모 사망률도 10만명 당 2백70명에서 2백50명으로 20명 밖에 줄지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북한에서 사망하는 5살 이하 어린이가 4만8천7백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만일 북한이 감소 목표를 달성할 경우에는 이 중 1만1천7백50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산모 사망률의 경우에도, 현재의 추세로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5천9백80명이 사망하지만, 목표를 달성할 경우 2천8백80명을 구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북한이 안전한 식수와 이산화탄소 배출, 오존층 파괴물질 소비, 자연보호구역, 결핵유병률 등5개 항목에서는 유엔 새천년개발목표를 초과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저체중 어린이 감소 면에서도 2015년까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보편적인 초등교육 달성과 성 평등, 여성 능력 고양 분야에 대해서는 자료 부족을 이유로 평가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