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가 2009년에 이어 지난 해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3일 지난 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 즉 GDP가 전년보다 0.5%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이 통일부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GDP 증가율은 지난 2008년 3.1%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가 2009년엔 마이너스 0.9%로 주저앉았고 이번에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해 기상 여건의 악화로 농림어업 부문이 부진했고 제조업이 경공업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인데다 국제사회 대북 제재 국면이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 해 북한의 농림어업은 냉해, 태풍 등으로 생산에 타격을 받아 전년보다 2.1% 감소했습니다.
제조업도 중화학 공업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공업 생산이 줄면서 전년보다 0.3% 줄었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북한은 농림어업 부문이 전체 산업의 20%를 넘는 후진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기후가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농림어업 부문의 부진이 경공업 가운데 음식료품 부문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일단 경공업 쪽에서도 보면 음식료품 쪽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부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 부분도 사실은 농림어업 부문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죠.”
광업은 금속광물과 비금속광물 생산이 늘었지만 석탄 생산이 크게 줄어 전년보다 0.2% 감소했습니다.
서비스업의 경우엔 도소매와 음식 숙박업의 부진이 완화되고 운수 통신 금융 보험 부동산 부문에서 증가세를 보여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0.2% 늘어났습니다.
북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지난 해 6.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남북간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습니다.
물가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지난 해 명목 국민총소득 즉 GNI를 비교하면 한국이 1천173조원으로 북한이 기록한 30조원의 39배에 달했습니다. 37배였던 전년도 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셈입니다.
1인당 GNI에서도 한국이 2천400만원으로 124만원을 기록한 북한의 19배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남북교역을 제외했을 때 41억7천만 달러로 전년도 34억천만 달러 보다 22% 정도 늘었습니다. 수출은 43% 그리고 수입은 13% 정도 증가했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과의 교역이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국제적인 제재 분위기가 있는 와중에 지금 중국 쪽과 긴밀하게 협조가 돼서 중국쪽으로 교역 규모가 많이 쏠리는 그런 현상이 벌어졌죠.”
남북 교역 또한 19억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14% 정도 증가했습니다. 5.24 대북 제재 조치로 남북한간 일반교역과 대북지원 규모는 감소했지만 5.24 조치의 예외로 남겨 둔 개성공단 관련 품목들의 반출입이 늘어난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