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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 희천발전소에 자주 가는 까닭은?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자강도에 있는 희천발전소 였습니다. 전문가들은 희천발전소 완공이 북한 정권이 내세우는 이른바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라고 지적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주 중국을 방문했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귀국하자마자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희천발전소 건설 현장이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경애하는 장군님이 희천발전소에 도착하자 군인, 건설자들은 중국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장군님을 열광적으로 환영했습니다.”

희천발전소는 김정일 위원장이 그동안 가장 자주 방문한 곳의 하나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해 새해 첫 현지지도를 희천발전소에서 한 이래 4월과 11월, 12월에도 희천발전소를 찾았습니다. 또 11월과 12월, 그리고 이번 달에는 후계자 김정은을 데려갔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김영윤 연구위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희천발전소를 강성대국 건설의 중요한 목표로 간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경제발전을 하려면 그 중에서도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니까, 그 문제를 풀려고 김정일 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자주해서 북돋는 것 아닌가…”

북측 자료에 따르면 희천발전소 공사는 지난 2001년에 시작됐지만 시멘트와 중장비가 제대로 공급 안 돼 공사는 지지부진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09년 3월 김정일 위원장이 ‘희천발전소를3년 안에 완공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을 계기로 공사는 급진전 되기 시작했습니다. 군인과 청년 돌격대 등이 대거 투입돼 이른바 ‘희천속도’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공사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북한에서 경제 일꾼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2년에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김태산 씨는 10년이 걸릴 공사를 3년 안에 완성하려는 것은 그만큼 공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간부들은 어떻게 하던 자기 날짜에 맞춰 하려고 막 내려 먹이고, 밑에 사람들은 뭐 잘되던 안 되던 상관없으니까, 지난 시기 군인들이 한 공사가 대부분 부실공사입니다. 과거 태천발전소도 7-8년에 걸쳐 했지만 지금 거의 쓰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북한은 또 위험한 공사 구간에 청년 돌격대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탈북자 김태산 씨는 북한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지만 안전사고로 많은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 사람들이 공사에 동원되면 안전사고는 적은데, 군인들이 동원되면 안전사고가 많이 납니다. 그러면 전사자 증명서 하나 주고 끝이고, 어떤 혜택이나 보상은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강성대국 건설과 전력난 해소 등 2가지 목적으로 희천발전소 완공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은 그동안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라고 선전해왔습니다. 따라서 내년까지는 주민들에게 뭔가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이를 이해서는 희천발전소 완공과 평양 10만호 건설 등이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김영윤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2012년 강성대국 문을 열면서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고화하고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데 식량 생산과 희천발전소 등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북한이 희천발전소를 서두르는 또 다른 요인은 전력난입니다. 미국의 인공위성이 한밤 중에 촬영한 한반도 사진을 보면 한국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반면 북한은 암흑 그 자체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전력난을 풀기 위해 지난 10년간 수력발전소 건설에 집중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07년 평안북도에 태천발전소를 세운 데 이어 지난 해 2월에는 함경북도에 김철발전소를 건설했습니다. 이어 황해북도에는 은파호발전소와 신평읍발전소, 그리고 수 백 개의 소형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희천발전소를 비롯한 몇몇 발전소가 완공 되더라도 북한의 전력난이 해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시 탈북자 김태산 씨의 말입니다.

“그게 30만KW 정도 충당이 된다고 해도,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그게 완공되면 자강도 군수공장은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전력 생산은 지난 1970년대까지는 꾸준히 증가했으나 80년대부터는 정체 상태에 있습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북한의 전력 생산은 2백35억KW로 한국의 총 발전량 4천336억 KW의 5%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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