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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방북단 성과 없이 귀환…추후 일정도 못잡아


금강산 내 한국 측 재산 정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29일 금강산을 방문한 한국의 민관 방북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왔습니다. 남북은 금강산 재산 문제와 관련한 협의는 물론 추후 일정도 잡지 못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통일부는 29일 북한을 방문한 민관 방북단이 북측과 협의 방식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협의 자체를 하지 못한 채 돌아왔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남측 민관 방북단이 북측의 입장을 듣고 남측 입장도 밝히겠다고 제의한 데 대해 북측은 정부 관계자를 배제한 채 민간사업자들과 개별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만 받는 것을 수용할 수 없었다며, 북한이 자신들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으면 돌아가라고 요구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예고한 재산 정리를 위한 추가 조치와 관련된 통보도 없었습니다.

남북 간 접촉은 금강산지구 내 현대아산 사무실에서 이뤄졌으며, 북측에서는 금강산관광 실무를 총괄하는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관계자들이 나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실질적인 협의조차 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재산권 보호라는 입장에서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과장을 단장으로 한국 정부 당국자 6명과 민간 사업자 6 명 등 모두 12 명으로 구성된 민관 방북단은 이날 오전 9시40분쯤 남북 출입사무소를 통해 북한을 방문했으며, 약 6시간 만에 남측으로 돌아왔습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17일 금강산 지역을 국제관광특구로 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재산을 정리하겠다며, 금강산 지역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남측 당사자들을 30일까지 들어오라고 통보했습니다.

금강산 관광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남북 당국이 만난 것은 지난 2010년 2월 이후 처음입니다.

이번 접촉을 계기로 관광 재개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했던 금강산 관광 업체 관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금강산 관광 사업 관계자입니다.

“북측 땅에서 일어나는 일이니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속수무책입니다. 한국 정부로부터 허가 받아 현대아산과 계약한 것이므로 기업들이 직접 문제제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서 정부 조치만 기다리는 거죠.”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이 남북 비밀접촉 폭로 이후 대남 강경책으로 돌아선 만큼 일방적인 발표 형식 등으로 재산 정리와 관련된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4월 금강산 내 남측 부동산을 일방적으로 몰수, 동결하는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올 들어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 독점권을 취소하고 금강산 지역을 관광특구로 지정, 관련법을 발표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왔습니다.

19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지난 2008년 7월 북한 경비병의 총격에 의해 남측 관광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뒤 중단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려면 관광객 피격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신변안전 보장 등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다 지난 해 발생한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가 남북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추가 협의가 열리더라도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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