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중국인 관광객을 통해 한국인들의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려 하고 있다고,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여행사의 사이먼 카커럴 씨가 말했습니다.
지난 2002년 이후 한 달에 한 번 꼴로 모두 1백7차례나 사업상 북한을 방문한 카커럴 씨는 17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세종소사이어티 초청 강연회에서 이 같이 말하면서, 중국인들 가운데 금강산 관광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카커럴 씨는 북한이 중국을 상대로 금강산 관광을 다시 활성화 하려 시도하고 있지만, 북쪽을 통해서는 과거 한국인들이 남쪽을 통해 금강산을 관광할 때처럼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카커럴 씨는 가장 큰 문제로 금강산이 평양에서 너무 멀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평양에서 원산까지 자동차로 4시간이나 걸리는데다 다시 원산에서 금강산까지 2시간 이상을 더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카커럴 씨는 함경북도 라선에서 유람선을 타고 금강산으로 가는 관광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내년에도 한 차례 더 시범관광이 예정돼 있었지만 취소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카커럴 씨는 북한 당국이 한국 현대아산의 금강산 재산을 몰수한 것과 관련한 논란에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논란이 해결될 때까지 고려여행사는 현대아산의 재산인 금강산 호텔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카커럴 씨는 5-6년 전만 해도 북한을 찾는 서방 관광객은 한 해 1천2백 명에서 1천5백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해에는 2천5백 명으로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서방인들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식도 점차 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방인들과의 접촉이 늘어난 북한 주민들이 서방인들에게 익숙해지면서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도 그 만큼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 관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이나 교류를 늘리는 것이라고, 카커럴 씨는 강조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제약 때문에 서방 관광객이 북한 주민들과 직접 교류하거나 접촉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카커럴 씨는 종종 북한 주민들이 먼저 서방관광객들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일도 점차 늘고 있다며, 이는 매우 긍정적인 징후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중국을 상대로 금강산 관광을 확대하고 있지만, 과거처럼 많은 사람들을 유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북쪽을 통해 금강산으로 가기는 너무 멀다는 것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